충무로에서 떠나는 시간 나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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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대식 멀티플렉스와 옛날 분위기 물씬 풍기는 오밀조밀한 가게들이 공존하는 곳. 남산골 한옥마을의 조선시대로 넘어가는 타임머신 여행.

▣남산골 한옥마을

훌쩍 시간을 넘어가다.
남산골 한옥마을 정문 안으로 양쪽 발의 나머지가 마저 들어와 닿는 순간, 아니 첫발이 들어가 닿기 시작하면서부터 도심의 번잡함이 후두둑 옷깃을 털고 떨어져 내린다. 타임머신이라도 탄 듯 도시 한복판의 시간 나들이가 시작되는 곳, 남산골 한옥마을이다.

고풍스럽지도, 그렇다고 세련되지도 못한 충무로의 다소 어정쩡한 분위기는 이곳에서부터 시작되는, 아니 거슬러 올라가는 에너지 탓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고풍스러운 에너지가 집산된 곳, 울타리 한 겹 너머의 바깥과 완전히 두절된 곳. 한옥마을은 크게 공원과 전통 한옥 지역, 타임캡슐 광장으로 나뉘는데, 보통 ‘한옥마을’이라 하면 그 안에 있는 전통 한옥 지역을 가리킨다.

정문을 통과해서 연못을 하나 지나 왼쪽을 보면 전통 한옥 지역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있다. 예전의 한가로운 분위기를 재현하고자 넓은 대지에 정원을 가꾸고 사대부와 평민의 전통 가옥 다섯 채를 옮겨 놓았다. 방 하나 하나, 소품 하나 하나가 예전 모습을 그대로 연출해 내고 있다. 주말이면 탈춤, 농악, 굿 등의 민속 공연과 전통 악기 강좌 등이 열리고 설, 입춘, 대보름 등 세시절에는 전통 행사를 무료로 볼 수 있다.

▣전통 찻집

전통 가옥 다섯 채 중 하나인 도편수 이승업의 가옥에서는 전통 차와 식사를 할 수 있다. 폐쇄된 다른 집들과 달리, 이곳에는 모든 방을 개방해놓고 손님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추차, 유자차, 식혜, 수정과, 한과 등이 3,000원에서 4,000원, 잔치국수, 비빔밥 등의 식사가 4,000원에서 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도토리묵과 해물파전을 안주 삼아 민속주를 한 잔 할 수도 있다. 인원이 많으면 예약하는 것이 좋다. 02-228-3374

▣타임캡슐 광장

광장의 산책로를 한참 따라 올라가다가 후문으로 나가지 않고 왼쪽으로 꺾으면 타입캡슐 광장에 도착하게 된다. 1994년에 서울 정도 600주년을 맞아 만들어진 타임캡슐에는 당시 사회를 알려주는 문물 600점과 CD롬 등이 들어 있다. 서울 정도 1,000돌이 되는 2394년에 열어볼 예정이다. 들어가는 입구가 독특하고, 공원 내도 한적해서 잠시 쉬어가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조선시대로 떠나는 산책길

한옥마을 바깥쪽 공원에는 깨끗하고 넓은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연못이 운치 있고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해 준다. 연못들은 공원 주변을 돌며 개울로 연결되어 있어서 산책하는 내내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산책로 중간의 정자에 앉아 잠시 쉬노라면 시간 가는 것도 잊게 된다.

▣한옥마을 마당

다섯 채의 전통 가옥 옆에 있는 전통 공예관 앞쪽으로는 넓은 마당이 있다. 여기에는 널과 투호, 윷놀이 판 등이 놓여 있어서, 이곳을 찾는 사람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평일에도 이곳에서 투호 던지기와 윷놀이에 즐겁게 열중해 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자료제공 : 위클리 프라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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