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방송에 시청자들 '큰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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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에 반입된 30일 오전 인천공항 화물청사에서 전국한우협회 남호경 회장이 미국산쇠고기가 담긴 컨테이너의 표찰을 살펴보고 있다.(영종도=연합뉴스)

2년 11개월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는 가운데 'KBS 스페셜-얼굴없는 공포, 광우병' 편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TV리포트가 30일 전했다.

방송은 지난 2003년 영국 전역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인간 광우병' 환자들의 피해 상황을 통해 광우병 발병 위험성을 알렸다.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된 영국의 깁스 부부는 2003년 1월 외동딸 조안나(당시 15세)를 잃었다. 인간 광우병이 원인이었다.

사망 전 유난히 쇠고기 음식을 좋아했던 조안나는 2001년 5월부터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밤 중에 일어나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시간이 지나자 손을 쓰지 못했고 나중엔 걷지도 못했다. 이어 음식을 삼킬 수 없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결국 목숨을 잃었다.

방송에 나온 깁스 부부는 어린 딸의 죽음을 잊지 못해 눈물을 흘리면서 "다른 나라들도 이 병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영국에선 조안나 외에도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하는 피해자들이 급격이 늘어나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병리학자들이 환자들의 뇌를 부검한 결과 광우병에 걸린 소의 뇌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로 인한 감염이었다.

방송은 소의 뼈와 내장을 다시 소에게 먹이는 '동종식육'이 광우병의 원인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초식 동물인 소에게 오래 전부터 육골분 사료를 먹여왔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아담스 농장' 사례가 제시됐다. 이 곳에선 8만 5000여 마리의 소들이 갇힌 채로 사육된다.

육우들은 분뇨와 오물더미 위에서 항생제와 성장 호르몬을 맞으며 살찌워지고 있었다.

미국에선 이처럼 풀을 먹지 못하고 공장형 축산으로 생산되는 소들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문제는 현재 미국 정부가 육골분(소뼈, 뇌) 사료만 금지했을 뿐, 동물성 사료는 아직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쇠고기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부족한 현실에서 우리 소비자들로선 미국산 쇠고기가 꺼림직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한마디로 "끔찍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충격 속에서 "육식 대신 채식을 해야겠다"는 소감이 많았다.

30일부터 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위험물질 검사 등을 거쳐 11월 중순 경 유통된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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