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라크“미강공”ㆍ“유엔주도”양론/미상원「중동사태」해결방법에 이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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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후세인 제거 적기… 더 늦추면 위험” 강공론/“「피의 대가」의문… 경제제재 계속” 자제론
중동사태가 무력충돌의 위급한 상황으로 급진전되면서 미의회에서는 대 이라크 제재방법을 놓고 강경 직접 공격론과 유엔을 통한 간접 억제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직접 공격론자들은 이라크의 후세인대통령이 더 큰 세계의 위협인물이 되기전에 과감한 공격으로 그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간접적 대 이라크 억제론자들은 후세인 제거에 미국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유엔을 통하는 것이 해결을 원만히 이끌어 내는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음은 미상원의 알폰스 다마토의원(공ㆍ정보위소속)과 테리 스탠퍼드의원(민ㆍ외교위소속)들의 직접선제공격론과 유엔주도론을 요약한 것이다.【편집자주】
▲다마토의원=화학ㆍ생물ㆍ핵무기와 이들을 발사할 수 있는 대륙간 미사일로 무장한 1백만 병력을 지휘하는 후세인의 중동,이것은 지금 후세인을 파멸시키지 않으면 미국이 장래에 직면하게 될 우려할 만한 모습이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옳았다. 이제 미국은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후세인은 무고한 미국인과 외국인을 「인간방패」의 일부가 되도록 할 것이다. 미국은 그의 야만적 쿠웨이트 침공을 감내하느냐,아니면 장기화될 인질위기를 맞느냐하는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도덕적 선택앞에 놓이기 전에 이라크에 대해 과감한 행동을 보여야 한다.
후세인이 이라크의 권좌에 남아있도록 허용된다면 이 지역과 특히 이스라엘엔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그를 권력에서 제거하는 이외의 어떤 방법도 있을 수 없다.
인질문제를 젖혀두고라도 즉각적인 행동이 요구되는 요인이 있다.
미국이 지금 결단있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후세인은 결국 그를 반대하는 어떤 나라도 파괴할 수 있는 방대한 규모의 군사력을 계속 추구할 것이다. 그는 특히 핵무기보유를 추구할 것임이 확실하다.
이라크의 이같은 잠재침공 능력을 사전에 파괴하지 않고 협상에 의해 이번 사태가 해결된다면 앞으로 후세인을 억제하려해도 미국이나 세계는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미국은 81년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에서 배워야 한다. 경제제재가 후세인을 항복토록 할 것이란 믿음은 매우 순진한 것이다. 시간은 미국의 편이 아니다.
선제공격만이 10년내 발생할지도 모를 이 지역의 핵전쟁으로부터 미국을 구원할 수 있다. 당장 선제공격을 하는 것이 후세인이 「인간방패」를 배치하게 될 경우 미국이 직면할 도덕적 딜레마를 피하는 길이다. 기다릴수록 사태는 악화되고 행동하지 않는 대가는 커진다.
달램과 협상은 이제 더이상 평화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지금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스탠퍼드의원=미국은 중동에서 당초 의도했던 군사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 즉 사우디아라비아에 강력한 군사력을 주둔시켰고 중동석유를 장악하기 위해 남진한 후세인을 저지했다. 훌륭한 성과다.
그러나 이제 미국은 선제공격을 감행해야 한다는 유혹을 받고 있다.
이같은 유혹의 위험성은 미국의 선제공격이 피의 대가도 크며 성공가능성에도 의문이 남는다는 점이다.
부시대통령은 지금 이번 사태를 이라크의 미 「제국주의」의 대결로 몰고가려는 후세인의 절망적 노력과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은 세계 각국가들이 대 이라크 제재에서 미국을 지원하는 보조적입장에 역할이 그치기를 원해서는 안된다.
미국은 중요한 역할과 무거운 부담을 빨리 유엔에 넘겨야 한다. 이것은 효율적 대 이라크 경제제재 실천을 위한 문명세계의 조화있는 노력을 보일 수 있게될 것이다.
이는 또 유엔이 인질로 잡혀있는 수천명의 외국인을 보호하는 일도 맡게 할 것이다.
이번 페르시아만 사태가 미국의 전쟁이 되어서는 안된다.
미국은 유엔을 통해 국제적 합의를 유도ㆍ형성해야 한다.
또 세계가 따라 올 것으로 가정하고 일방적 공격을 해서도 안된다. 만약 전쟁이 발발한다면 이는 전세계를 상대로한 이라크의 전쟁이 되어야 한다.
유엔 안보리는 반대표없이 대 이라크 경제제재를 채택했었다. 이 제재가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군사봉쇄와 같은 더 큰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나 유엔이 주도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이같은 다각적 노력은 대 이라크 경제ㆍ군사 제재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고 미제국주의에 맞서고 있다는 후세인의 선전도 무력화시킬 것이다.
미국은 또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억류된 외국인들에 대한 책임을 유엔에 넘겨야 한다. 이 지역에서 계속적인 미군사력의 증강은 이라크에 침략의 공포를 불러 일으켜 억류외국인들을 더 큰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 이들을 석방시키는 데는 유엔이 가장 적합하다.
후세인이 야만적 독재자란 지적은 옳다. 그러나 미국이 무력으로 쿠웨이트를 탈환하고 이라크를 점령,후세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은 분별력이 없는 것이다. 그를 통제할 수 있는 더 안전한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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