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200% 올린'이·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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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5일 프로축구 후기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수원 삼성의 1등 공신은 이관우와 백지훈, 두 이적생이었다.

대전 시티즌 공격을 이끌던 이관우가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은 날은 7월 24일. 당시 수원은 컵대회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승에 그치는 부진에 허덕였다. 이적 이틀 후부터 출전하기 시작한 이관우는 8월 23일 FC 서울과의 후기리그 개막전에서 그림 같은 가위차기 킥으로 축포를 터뜨리며 존재를 알렸다. 이후 이관우 없는 수원 공격은 생각하기 힘들 정도가 됐다.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했고 공격진에게 찔러주는 날카로운 전진패스는 상대 감독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후기 우승을 확정 지은 25일 경남 FC전에서도 강력한 논스톱 슈팅과 마토에게 찔러준 패스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우승의 견인차가 됐다. 이적 후 11경기에 출전해 2골.4도움을 기록했다.

FC 서울에서 이적한 백지훈은 '굴러들어온 복덩이'다. 처음에는 이적에 심하게 반발하며 버티다가 이관우보다 1주일 늦게 수원에 합류한 백지훈은 한풀이라도 하듯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냈다. 미드필더임에도 10경기에서 4골을 뽑아냈다. 이적 후 기간만 따지면 팀 내 최다 득점이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이적 선수들이 내가 추구하는 전술을 잘 이해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수원 경기를 보노라면 두 선수는 포지션이 어딘지를 알기 힘들다. 전방과 중원, 좌우를 넘나들며 돌파와 패스, 공간 만들기를 주도한다. 박항서 경남 FC 감독은 "이들이 계속 위치를 바꾸며 움직이는 통에 우리 선수들이 갈피를 잡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관우와 백지훈이 함께 뛰는 동안 수원은 8승2무1패의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두 이적생은 전기리그 8위, 컵대회 12위에 허덕였던 수원을 후기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통합 우승컵까지 가져올지 주목된다. 29일 포항에서 상대하는 포항 스틸러스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큰 팀이다. 이관우는 "처음부터 기를 꺾어놓겠다"며 벌써 각오가 대단하다.

수원=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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