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드러나자 "약자를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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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태평양 4강 진입 변수>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프로야구는 4강의 윤곽이 점차 뚜렷해지면서 이들 4팀간의 한국시리즈 상대 고르기가 남은 경기의 초점이 되고 있다.
물론 준 플레이오프 3연전, 플레이오프 5연전 등을 피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수 있는 1위 다툼은 불필요한 전력의 소모 없이 우승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가장 치열한 각축이 예상된다.
13일 현재 51승 2무 34패를 마크,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남은 33게임에서 10게임만 이겨도 4강권은 무난한 입장. 삼성은 최소한 2위를 확보, 준 플레이오프전의 부담을 피한다는 전략이어서 15게임 이상의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6승7패인 해태와 7게임, 1위 다툼 중인 빙그레와 9게임, 4승 10패로 열세인 LG와 6게임 등 어려운 상대와 22게임을 남겨놓은 반면 비교적 강세인 OB(3게임) 롯데(3게임) 태평양(5게임) 등과는 11게임뿐이어서 막판까지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태다.
반 게임차로 삼성에 뒤진 빙그레는 38게임을 남겨두고 있으나 OB·롯데와 11게임, 8승 5패로 강세인 해태와 7게임, 태평양과 5게임, 10승 4패로 절대 우세한 LG와 6게임 등 29게임에서 5할 이상의 승률을 바라볼 수 있어 대 삼성전 9게임에서 1위 탈환을 노리는 전략으로 나갈 공산이 크다.
특히 빙그레는 지난해 13승 2무 5패로 쉬운 상대였던 삼성에 올 시즌에는 3승 8패로 몰리고 있어 총력 반격전으로 돌아설 경우, 삼성에 치명적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
한편 4강 진입을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태평양은 삼성·빙그레의 1, 2위가 확정될 경우, 어부지리를 얻어 LG·해태 등을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
태평양은 삼성과 5게임, 빙그레와 7게임을 남기고 있으나 모두 8월말이나 시즌 막바지에 치르게돼 이번 주 벌일 대 해태 3연전이 막판 추격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LG도 준 플레이오프전을 치러야 하는 3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번 주 삼성·빙그레와의 6연전에 승부를 걸어본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강돈 대기록 가능성>
4강구도가 드러나면서 개인성적부문도 서서히 자리가 잡혀가고 있다.
특히 중반까지 혼전을 거듭했던 타격부문은 빙그레 이강돈이 3할6푼6리의 고타율로 1위를 고수한 가운데 한대화(해태, 0.329) 김민호(롯데, 0.318)등 순으로 굳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김민호와 한대화가 부상으로 결강하게돼 4위인 김상훈(LG, 0.316) 5위 유중일(삼성, 0.309)의 추격이 만만치 않게 됐다.
홈런부문은 여전히 장종훈(빙그레) 이만수 박승호(이상 삼성)가 1개 차로 1, 2, 3위를 마크, 각축 중이며 수위타자·최다안타부문선두인 이강돈이 홈런 12개로 뒤따르고 있다.
지난해 1백37개 안타기록에 이어 연속 최다안타기록 석권을 노리는 이강돈은 현재 79게임에서 1백9개의 안타를 뽑아 장타율(0.567) 출루율(0.431)까지 석권하면서 최다안타부문 기록달성이 예상되고 있다.
또 이는 타점부문에서도 한대화(62점)에 이어 59점으로 2위를 마크, 한의 부상을 틈타 추월할 공산이 커졌다. 따라서 이는 홈런을 제외한 공격전 부문에서 1위를 휩쓰는 대기록을 수립할 가능성도 있다.

<투수부문 선동렬 석권>
투수부문은 선동렬 (선동렬·해태)이 다승(15승 4패 3세) 방어율(1.46) 승률(0.789) 등 3부문을 휩쓸어 대 투수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고 다승 부문에서 김청수(롯데) 김성길(삼성) 등 잠수함 투수들이 11승을 마크, 2위 각축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구원부문의 대표주자였던 김용수(LG) 권영호(삼성) 등이 선발이나 은퇴로 빠지면서 4위이던 송진우(빙그레)가 대권을 장악, 6승(구원승) 19세이브로 25세이브 포인트를 마크, 김용수(86년) 윤석환(84년)의 35세이브 포인트 기록을 돌파할 태세.
또 삼성의 고졸 2년생 김상염과 LG의 개성파 투수 정삼흠이 각각 구원 전문투수로 전향, 성공을 거두면서 구원투수부문에 새 판도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시즌 초반 1백50㎞의 강속구로 기대를 모았던 박동회는 중반 이후 연속 등판으로 인한 팔꿈치 부상으로 저조한 성적(5승 4패 5세이브)을 마크, 신인왕 다툼에서도 밀려가고 있다.
반면 시즌 전반기에 빛을 못 보던 삼성의 신인 잠수함 이태일이 후기 들어서만 8연승을 기록, 일약 신인왕다툼에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이는 타격 8위(0.299)를 달리며 홈런(11개·5위) 타점·장타율·출루율 등 5개 부문 10위권 안에 랭크된 전천후타자 김동수(LG)와 막판까지 신인왕 각축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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