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총잡이 이은철|「리듬 사격」체질화…한국 소총의 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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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소총의 명수 이은철(23·재미유학생)은 활달한 성격에다 천부적인 사격감각과 완벽한 기술이 최대 강점.
17세 때인 지난 84년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돼 이듬해 멕시코 베니토 후아레스 국제사격대회 소구경 복사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래 86 서울아시안게임 공기소총 단체전 우승, 87 북경아시아선수권 4관왕, 88 뮌헨 월드컵 공기소총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한국소총의 간판으로 군림해왔다.
이은철이 소총에서 이같이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것은 천부적 사격감각을 바탕으로 빠른 템포의 리듬사격을 완전 체득했기 때문.
미국유학중인 지난 83년 세계적 지도자 래리 베삼씨로부터 익힌 리듬 사격은 빠른 조준과 격발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물 흐르듯 이어지는 새로운 기술로 이의 자유분방한 성격과 맞아떨어진다는게 관계자들의 평.
오랜 미국 유학생활로 몸에 밴 자유스런 분위기가 자칫 긴장되기 쉬운 사격선수에겐 크게 유리한 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본선경기를 마치고 최종승리를 가리는 결선에서 대부분의 선수는 크게 긴장, 대세를 그르치는 수가 많은데 이는 『오히려 긴장할 때의 스릴을 즐긴다』고 말할 정도로 천부적인 사격인.
이번 소구경 3자세 본선에서도 이는 소련선수와 똑같이 1위로 통과했으나 마지막 10발로 승부를 가리는 최종 결선에서는 이가 소련의 페티키안을 3위로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배짱이 두둑하다.
공기소총·소구경 복사와 3자세 등 소총의 각 부문에서 두루 자질을 보이고있는 이는 이번 북경아시안게임에서는 소총 3자세와 복사 등 2종목에 출전, 개인·단체 등 4개의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서울 홍파국교 5년 때 어린이 사격 왕에 오르면서 사격에 본격 입문한 이는 공무원이던 부친 이윤희씨(49)의 권유로 지난 80년 미국 유학 길에 올라 현재 텍사스주 루스란대학(3년)에서 컴퓨터를 전공하던 중 사격연맹의 요청으로 급거 귀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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