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의원 "교수도 논술 어려워하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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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장에서 서울대 이장무 총장은 "(2008학년도 통합교과형) 논술은 주제와 지문이 교과서 내에서 선택되고 활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5시간30여 분간 2008학년도 서울대 입시안에 대해 여야 의원들로부터 많은 지적을 들었다. 다음은 의원들과 이 총장과의 문답(※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몇몇 서울대 교수에게 논술에 대해 물었더니 어렵다고 하더라. 서울대 교수도 어려워하는 문제를 내는 건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발상이다.

▶이 총장=사회적 파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열린우리당 정봉주 의원=교사의 71%도 학교에서 논술에 대비할 수 없다고 답했다. 서울대가 예시 문항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

▶이 총장=교과서의 제시문이나 주제를 최대한 활용,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 교과서의 심화문제만 공부해도 되는 수준으로 말이다.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서울대가 논술을 보겠다고 한 뒤 보습학원이 크게 늘었다. 서울대의 제도에 따라 사교육 시장이 춤출 수밖에 없다.

▶이 총장=지금 논술을 보는 정시모집만을 가지고 얘기하고 있다. 서울대는 내신도 보고 면접도 본다(※서울대 입시는 세 축이다. 학생부를 보는 지역균형 선발, 특기를 보는 특기자 전형, 정시모집이다. 정시모집은 2008학년도부터 수능으로 일정 수를 추린 뒤 학생부(50%).논술(30%).면접(20%)으로 뽑는 방식으로 바뀐다. 정원도 각 총정원의 3분의 1씩이 된다).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사교육비 경감을 내세운 2008학년도 입시안이 오히려 사교육비 증가를 불러 왔다. 서울대 재학생의 71.5%가 본고사 시행에 찬성하는 실정이다. 학생 선발 방식을 두고 정부가 몇%를 어떻게 하라고까지 하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이 총장=대학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본고사만이….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올 서울대 합격생 열 명 중 세 명이 강남 지역 고교 출신이거나 특목고 또는 자립형 사립고 출신이다. 법대.경영대는 열 명 중 네 명이 그렇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10대 후반 인구 중 서초구의 서울대 진학률도 충남 증평군에 비해 58배일 정도로 차이가 크다.

▶이 총장=지역균형 선발 인원을 후년 1000명으로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또 농어촌특별전형을 활용, 시.군.구 학생을 더 선발할 수 있는지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

▶최순영 의원=(지역별) 인구 퍼센티지를 반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총장=서울대가 국립대이긴 하지만 세계로도 나가야 한다. 어느 나라에서 입시를 갖고 그렇게….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같은 서울에서도 지역 간 학력 격차가 크다. 과학고의 서울대 진학률이 금천구 고교와 비교했을 때 73대 1로 큰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학생부 등급을 그대로 적용한다. 학생부 50%, 논술 30%, 면접 20%로 우수 학생을 뽑을 수 있겠는가.

▶이 총장=수능 성적 때문에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입시에서 대학의 자율이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공교육에 대한 배려도 해야 한다.

▶김영숙 의원=논술은 필요하다. 다만 아이들이 이 학원, 저 학원 기웃거리지 않게 어느 정도 가이드 라인을 줘야 한다.

▶이 총장=그렇게 하겠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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