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해태, 빙그레에 발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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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해태와 태평양의 4강 다툼이 본격화됐다.
태평양은 31일 롯데와의 부산 경기에서 좌완 양상문(29)의 완봉 역투(2안타)에 힘입어 5-0으로 쾌승, 6연패 끝에 귀중한 1승을 챙겼고 해태는 광주 홈에서 선두 빙그레에 14안타로 난타 당한 끝에 15-3으로 대패, 두 팀의 승차가 다시 2게임 반으로 좁혀졌다.
태평양은 지난 주말 대 해태 4연전 정면승부에서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참패(1무3패), 4강다툼의 세 번째 희생양이 될 위기에 처했으나 이날 주포인 김동기의 홈런포가 작렬하는 등 14안타가 폭발, 타격 부진을 씻고 다시 추격세로 돌아설 대세를 보였다. 반면 해태는 사위타선이 찬스에서 불발한데다 수비의 핵인 2루수 백인호, 유격수 윤재호의 잇따른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져 완패했다.
빙그레 선발 이상군은 1회말 연속 4구를 내주는 등 6안타를 맞고 2실점했으나 타선의 도움으로 시즌 첫승을 따냈다.
한편 OB-LG의 잠실 라이벌전은 홈런을 주고받으며 역전·재 역전을 거듭한 접전 끝에 OB가 3번 김상호의 만루 홈런에 힘입어 8-6으로 신승했다.
김상호는 6-4로 뒤지던 6회말 2사후 9번 박노준의 3루타, 1번 최동창의 사구, 2번 김광수의 4구 등으로 만든 만루찬스에서 LG 구원투수 정삼흠의 제5구를 통타, 생애 첫 만루 홈런(시즌 통산 15호)을 뿜어 침체된 팀에 오랜만에 큰 웃음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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