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급등 불안감에 "더 오르기 전 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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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중앙포토)

"집값이 훌쩍 뛰어서 영영 내집 못 사면 어떡해요. 이번엔 무리해서라도 꼭 사고 싶어요."

한동안 잠잠했던 주택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과 전세난으로 시작된 집값 오름세가 가격 급등 불안감을 고조시키면서 수도권 전역으로 가격 불안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은평, 경기 파주 등 고분양가 논란지역과 전세난을 빚었던 강북 일부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세는 강남 재건축 단지에 이어 수도권으로 퍼지고 있다.

◇얼마나 올랐나=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0.62%) 신도시(0.45%) 수도권(0.55%) 아파트 값은 올 하반기 들어 가장 높은 변동률을 기록했다. 3.30대책, 버블세븐 등 각종 규제가 이어지면서 지난 6~7월 맥을 못추던 아파트값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은평뉴타운, 파주 운정지구 등 고분양가 논란지역 아파트들은 평형별로 2000만~3000만원 이상 뛰었다. 이들 지역 아파트는 대부분 평당 1000만원을 밑돌았지만 이번 오름세로 10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뉴타운 및 도시재정비지구 지정 등 호재로 강북 일대 아파트값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재정비사업 시범지구로 선정된 세운상가 일대와 장위뉴타운, 신길뉴타운 등 일대에서는 매물을 구하기가 어렵다. 3억4000만~3억5000만원선에 거래되던 영등포구 신길동 삼성래미안 33평형의 경우 호가가 4억2000만원까지 치솟았다.

강남 재건축 시장도 회복세가 완연하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17평형의 호가는 9월말 11억9000만원선이었지만 추석연휴 직후에는 12억1000만원, 현재는 13억원 안팎까지 올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은 4월(9억9800만원)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7월 8억5000만원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10억5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34평형도 5월 13억원을 최고점으로 1억원 정도 가격이 빠졌지만 최근 12억5000만원까지 회복됐다.

송파구 잠실 재건축아파트 33평형은 지난 7 ̄8월 7억5000만원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8억5000만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집값 더 뛸까=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이 올 3/4분기 이후를 주택 매입 타이밍으로 보고 있는데다 판교 2차 분양 낙첨자들이 대체 투자처를 찾고 있어 한동안 집값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많은 주택 수요자들이 내년 대통령 선거와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 등으로 집값이 오를 것을 불안해하고 있다"며 "서울.수도권 인기 거주지를 중심으로 유동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것도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풀이도 있다. 강남의 한 중개업자는 "판교 당첨자 발표 이후 집을 사달라는 의뢰는 크게 늘고 있는데 매물이 없어 거래를 성사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팔겠다는 사람이 없으니 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의 가격 오름세를 대세 상승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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