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은퇴연령 57세, '더 일하고 싶은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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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희망하는 자신의 은퇴 희망 연령과 현실은 5년 이상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타났다. 한국사회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은퇴 후 삶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자신의 은퇴 준비는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HSBC은행이 전 세계 21개국 성인 2만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ㆍ발표한 글로벌 설문결과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자신의 적절한 은퇴시기로 남성 64세, 여성 62세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평균 남성 60세, 여성 56세에 비해 높은 수치다.

그러나, 실제로 한국 남성은 평균 57.4세, 여성의 경우 평균 57.1세에 은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희망과 현실 간 상당한 괴리를 보였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다른나라 사람들이 특정나이나 은퇴정년기를 은퇴시기로 생각하는 반면, 한국인들은 은퇴준비가 됐을 때 은퇴하기를 바라고, 일을 할 수 있는 시기까지 계속할 것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개개인의 은퇴준비 상황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의 66%가 노후를 위한 은퇴자금 계산을 해 본 적이 없으며, 84%가 자신의 노후생활을 위한 정보를 찾아본 적이 없었다. 또, 90%의 한국인은 은퇴준비를 위해 전문가와 상담한 경험이 없었다.

즉, 한국인들은 자신의 구체적인 은퇴준비를 하기 보다는, 막연히 더 오래 일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조사의 결론이다.

이에 HSBC은행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이 효과적으로 노후 준비를 할 수 있기 위한 'HSBC 프리미엄 노후 플래닝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은행권 최초로 시도되는 포괄적인 노후 준비 서비스로, HSBC는 앞으로 노후준비 분야의 마켓 리더로 부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희망하는 노후생활을 위한 재무계획부터, 예금, 투자상품, 보험상품 등을 통해 최적의 노후 자산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준다. 특히, HSBC은행은 선진국에서 노후 전용상품으로 선보인 '라이프 사이클 펀드'를 국내에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펀드의 포트폴리오가 목표기간 초기시점에 공격적 투자로 시작, 종료시점에 다다를수록 안정적 투자로 자동적으로 관리되는 펀드다.

이와 함께 HSBC은행은 해당 고객에게 △유서작성 △상속ㆍ증여 △세무상담 △해외부동산 상담 △건강상담 서비스 등 부가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에 대해 HSBC은행 관계자는 "이 서비스의 고객층에는 미리부터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30~35세의 젊은 층도 포함된다"며 "희망하는 모든 고객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투자전략적으로 적절한 금액은 1억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사이먼 쿠퍼 HSBC은행장은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 현상과 이에 따른 노후문제가 주요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체계적인 노후 준비 서비스를 제공해 풍요롭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향유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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