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9년 만에 최저…차·전자·철강 수출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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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로 수출이 호황세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일본 증시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닛케이 평균주가는 지난 주말보다 156.22(0.94%) 상승한 16,692.76에 마감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달러당 119.61엔을 기록했다. [AFP도쿄=연합뉴스]

원-엔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800원 선(종가 기준) 아래로 하락했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798.7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1997년 11월 14일(784.3원) 이후 8년11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에 따라 자동차.전자.철강 등 일본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수출 품목의 가격 경쟁력이 일본 제품에 비해 떨어지게 됐다. 한.중.일 3국이 공통적으로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 100대 품목 중 우리나라와 일본이 주로 경쟁하고 있는 품목은 45개나 된다.

올 들어 9월 말까지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181억 달러에 달했으며, 올해 전체로는 2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엔저가 이어질 경우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선 원-엔 환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엔화의 약세를 원-달러 환율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일본 정부가 경기 회복을 가속화하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원-엔 환율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원인으로 꼽힌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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