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후정 신임 이대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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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3일 이화여대 제10대 총장으로 선임된 윤후정 교수(58)는 여성보다는 인간을 지향하는 교육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차기 총장으로 선임된 3일 오후 교내 대학원장 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대는 민족여성교육의 요람으로서 한국교육의 중요위치를 차지해왔으며 사회적으로도 애국과 기독교정신을 꾸준히 실천해왔다』며 『이러한 기본 바탕 위에서 여성이 고등학문을 한다는 희소성의 가치를 탈피해 여성들이 대량으로 사회에 진출, 봉사할 수 있는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인간교육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그러나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재학생 결혼허용과 남녀공학전환에 대해서는『우리나라의 가족제도나 가정 내 생활모습으로 보아 여자들이 혼인을 하고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데는 많은 제약이 따르므로 어렵다고 생각하며 남녀공학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밝혀 학교운영에 전통을 존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총장선출과정에서 관심을 모았던 독신동문총장이 자신의 선임으로 유지된 것도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는 이대인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는 윤 교수는 그러나 학생운동에 대해 『학생들은 순수하고 기성세대보다 정의감이 강해 늘 사회의 기존이념보다 앞서가는 생각이나 행동을 해왔으며 이것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점을 인정한다』고 말해 진보적인 성향을 엿보이기도 했다.
윤 교수는 이대가 80년대 들어 하향세를 보이고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70년대 중반이후 학생수가 많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질은 높아졌다』고 반박하고 『앞으로는 국제화시대에 맞춰 세계 속의 대학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1932년 함남 안변에서 태어난 윤 교수는 55년 이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58년부터 모교의 전임강사로 후배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으며 72년 미 노스웨스턴대에서 법학박사학위를 취득한 헌법학자.
취미는 바이얼릿 가꾸기와 오페라 곡 듣기.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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