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임기 「지역병」 치유 최선/노대통령 6ㆍ29 세돌 기자회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사정 대상 정치인 “있다” “없다” 말못해
노태우대통령은 28일 6ㆍ29 3주년을 맞아 청와대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이다.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이 물처럼 유하다고 하기도 하고 무섭다고 평하기도 하는데.
『상황에 따라 물이 될 때는 물이 되어야 하고 불이 되어야 할 때는 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개성이 유하다거나 약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군에 있을 때도 부하나 참모들에게 성을 내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예외없이 어렵고 무섭다고 말했다.』
­6ㆍ29선언이후 정치발전이 상당수준 이뤄졌다고 평가하는가.
『나 스스로 권위주의를 반민주적이고 없어져야 할 대상으로 생각했다. 6ㆍ29전까지 권위주의가 우리 정치문화의 주류를 이뤄왔는데 이걸 깨뜨리지 않고는 진정한 민주화를 이룩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기본적으로 권위주의가 많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완전히 없어지려면 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본다.』
­남은 임기의 절반에 해야될 중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가장 큰 과제는 지역간ㆍ계층간 갈등과 위화감의 해소다. 그리고 우리 눈앞에 닥친 뚜렷한 목표는 통일문제다. 통일을 이루는데는 두가지 큰 요소가 있는데 하나는 국민화합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의 지속적 발전이다.』
­아시안게임때 중국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는가.
『지금은 정치적으로 둔화된 양국관계가 서서히 회복중에 있으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본격적인 관계정상화 노력이 있게 될 것으로 본다. 현재 중국과 관련해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지난 16일 김대중 평민당총재와 만나 내각제문제등을 깊이 논의했다는데….
『김총재가 한가지 오해하고 있었다. 금년내 개헌해서 내가 또다시 대통령에 뽑혀 장기집권하지 않는가하는 오해다. 충분히 이야기해서 그런 오해와 의혹은 모두 풀렸다.
대통령중심제다,내각제다 하는 것은 국민이 결정할 문제다. 내각제개헌을 하려한다고 해도 국민이 반대하면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정치인 각 개인이 자연스럽게 논의는 할 수 있다고 본다. 내각제 거론자체를 반민주적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김총재에게 내각제 개헌을 할 때는 국민의 뜻을 물을 것이고 야당을 제쳐놓고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또 여야가 협의,협력해야 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금년에는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안정을 이룩해야 하는 문제등 할 일이 많기 때문에 개헌논의가 이뤄지고 거론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청와대의 특명사정반 활동은 언제까지 지속되는가.
『공직자들의 자세가 어떻게 되어있느냐가 중요하다. 국민과의 약속이 지켜졌다고 느낄 때까지 계속 가동시켜 나갈 것이다. 부동산투기 문제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뿌리뽑겠다.』
­특명사정 활동대상에 정치인이 포함되어 있는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남북불가침선언과 군축등의 문제는 어떻게 다뤄 나갈 것인가.
『남북불가침 선언문제는 몇년전부터 이미 제안해 놓았다. 사실 우리는 실질적인 군사위험 감소노력을 하자는 것인데 저쪽은 오직 미군철수에만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북한측의 제의도 일단 받아들여 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입장에 놓여있다.』<이규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