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값 4배 비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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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실제로는 60년대초부터 시작된 빈번한 임금동결정책으로 "실질임금이 하락, 비디오·오디오 제품같은 정밀기술의 비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는 라틴아메리카의 시장은 오히려 더 엷어졌다는 것이다.
이같은 개발모델은 1차적으로 현지 시장에 의존하는 다국적기업의 자회사 제품들이 수요의 한계에 직면, 소량소비에 대한 보상으로 고가의 가격을 매겨버린 제품을 현지시장에 내놓는 가격의 왜곡현상을 보였다. 단적인 예로 브라질에서는 한때 국내 구두값이 영국에 수출되고 있는 구두값보다 4배나 비싼 가격으로 판매됐다는 것이다.
셀소 푸루타도 전 브라질 경제기획원장관은 『이같은 개발모델을, 선진국들이 제3세계를 미국, 또는 유럽식 생활양식으로 끌어들이기위해 만들어낸 신화』라고 강력히 비판한바 있다.
현지의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자본재 수입보다는 자체생산을 중심으로 했던 2차대전까지의 전기 개방모델을 계속했더라면 라틴아메리카 경제는 크게 도약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경제개발의 실패는 『라틴아메리카의 경제지휘권을 쥐고있는 미국 유명대학 박사출신의 젊은 경제관료 대부분이 국민과 어울려 사는 경험을 전혀 갖고있지 않으며 오직 통계와 그래프에만 열중한데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있다.
따라서 라틴 아메리카의 민·관·군 엘리트들은 경제개발의 실패 책임을 뒤집어쓰면서 온갖 돌팔매를 맞고있는 외국 다국적기업들에 맨먼저 돌멩이를 던질 입장은 못된다는 것이다.
글 이은윤 특집부장 문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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