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20년 核비밀 모두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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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이란이 1980년대 중반 이래 핵개발의 전모를 담은 보고서를 23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했다. IAEA는 보고서 내용 검토를 시작으로 강도 높은 검증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수주 내 이란이 핵개발용 우라늄을 얻기 위해 농축작업을 벌였는지, 핵무기를 개발해 왔는지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전망이다.

◆이란 "핵비밀 모두 공개" 주장=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이날 빈 주재 알리 살레히 이란 대사로부터 이란 정부의 핵개발 보고서를 전달받았다.

보고서에는 ▶이란의 원전건설.우라늄농축 현황▶기술도입▶가스원심분리기 등 농축장비 도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살레히 대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모든 내용을 빠짐없이 신고했다"며 "비밀은 더 없다"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도 "이란 핵의혹과 관련해 우리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며 "이란 정부의 협력을 받아 향후 수주 이내 국제사회의 우려 대상이 돼온 이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기급 우라늄 생산했나=이란 핵보고서의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핵심 쟁점은 이란이 무기급 우라늄의 농축작업을 벌였는지다. IAEA 사찰관들은 이미 이란 중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 등 두곳에서 무기급 우라늄의 흔적을 발견했다.

이란의 무기급 우라늄 생산이 입증될 경우 이는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폭탄 제조방식의 최종단계에 들어갔다는 증거가 된다.

하지만 이 흔적들은 이란 내에서의 농축활동 때문이 아니라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 가스원심분리기 장비가 수입되기 전부터 방사능에 오염됐기 때문이라고 이란은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IAEA도 원심분리기의 출처에 대해 조사를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무기급 우라늄이 오염의 결과라는 주장을 입증하려면 반드시 장비와 그 물질들의 출처를 알아야만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은 "가스원심분리기는 국제 암시장에서 중개인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제조국은 모른다"며 보고서에서 장비의 출처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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