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키즈] 다빈치·미켈란젤로와 한바탕 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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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동네 사람들은 나이 들수록 우리 아이들의 독서지수가 낮아진다는 말을 흔히 한다. 유치원.초등학교 때 가장 맹렬히 책을 읽고, 중학교.고등학교로 올라가면 학업 부담 때문인지, 다른 흥밋거리에 마음을 뺏긴 탓인지 1년에 한 권도 안 읽는 학생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1318(13세 이상~18세 이하)을 대상으로 한 출판은 최근까지도 일종의 '모험'으로 통했다.

그러나 요즘은 1318을 위한 도서 목록이 제법 두툼해지고 있다. 1318 독서시장이 불황을 겪는 출판계에는 힘들지만 도전해 볼 만한 시장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출간된 청소년 교양물 '브라보 시리즈'도 그중 눈에 띄는 책이다. 이 시리즈 가운데 국내에 처음 번역된 책이 레오나르도 다빈치.미켈란젤로.라파엘로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집약한 '르네상스의 세 거장'이다.

"미술의 역사를 눈부시게 수놓은 천재 셋이 한 시기에 갑자기 출현한 것은 무슨 역사의 조화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이 책은 당시의 권력과 예술의 관계, 세 거장이 걸어온 여정과 그들이 남긴 작품을 찬찬히 훑는다. 원화의 느낌이 살아있는 관련 사진과 벽화.청동조각상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일러스트레이션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열 마디 설명보다 확실한 시각자료 한장으로 르네상스 예술의 핵심을 보여준다.

책에 따르면 천장화의 경우 젖은 석회를 바른 바닥면을 고르고, 색을 먹인 먹줄을 쳐서 하루치 일감을 정하고, 바탕 그림에 구멍을 뚫어 먹가루를 두드려 밑그림 윤곽이 스며들게 했다고 한다. 또 걸작 시스티나 천장화를 남겼으면서도 스스로를 화가가 아닌 조각가로 생각했던 미켈란젤로, 온화한 성품으로 밀려드는 일감을 척척 해치웠지만 37세에 요절하고 만 라파엘로 등 거장들의 내면 세계도 엿보고 있다. '브라보 시리즈'는 앞으로 역사.문화.자연.과학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며 출간될 예정이다.

한편 '말랑하고 쫀득한 세계지리 이야기'는 일상생활에서 갖는 의문들을 지리학.지구과학.역사 지식 등으로 풀어놓은 일종의 상식책. 사실 청소년기에 읽었던 상식책 한 권이 어른이 되어서도 든든한 교양의 버팀목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태양계의 생성에서 시작해 지구가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대륙의 이동, 지진.해일을 설명하고, 인류의 첫 조상이 3백만~4백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했고, 그 이유는 사막으로 바뀐 아프리카 땅이 그 옛날에는 초원지대였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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