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책 술술 ~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인 '한류 매니어' 아키에 여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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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아키에 여사가 9일 오후 서울 광희초교에서 수업 참관 도중 우리말로 국어책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한류 매니어'로 알려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44)여사의 서울 방문이 잔잔한 화제로 이어지고 있다.

아키에 여사는 9일 서울 신당동 광희초등학교를 방문, 비교적 능숙한 우리말 실력을 과시하며 어린이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아키에 여사는 한복을 차려입은 남녀 어린이가 꽃다발을 건네며 인사하자 "처음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또렷한 우리말로 화답했다. 그는 2학년 3반 수업에 참가해 "걷어라 걷어라 팔뚝 걷어라"라며 '예방주사'라는 동시를 또박또박 읽어 학생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안녕하세요.일본 총리의 아내 아베 아키에입니다.오늘 여러분의 수업에 참가할 수 있어 대단히 기쁩니다"라고 우리말로 자기 소개도 했다.

드라마 '겨울연가'를 보며 우리말을 익혔다는 그는 자유롭게 인사를 건네고 막힘없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의 실력을 갖고 있다. 그는 "자기 소개야 간단해서 따로 준비하지 않았지만 시는 몇번씩 미리 읽으며 연습했다"고 말했다.

2학년 3반 담임인 김경희 교사는 "영부인답지않게 소탈하고 수줍음을 타는 모습에 금새 친근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일본 사람이 우리말을 잘 해서 무척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키에 여사는 이어 학교 체육관에서 3학년 학생들이 준비한 탈춤 공연을 관람했다. 광희 초등학교 방문은 아키에 여사가 희망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광희초교 방문을 마친 그는 서울 인사동 거리를 둘러보며 한국 전통 공예품에 깊은 관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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