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앉은 부시­고르비 세계질서 대변혁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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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제/옐친 가세한 발트 3국 문제도 관심모아/미얀마 야 총선압승… 유럽ㆍ남미 대지진
부시­고르바초프 미소양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5월 마지막 주와 6월 첫주에 걸쳐 계속되면서 노태우­고르바초프 한소양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으로 이어진다.
미소정상회담이 핵군축등 동서진영의 긴급한 현안을 다루며 세계질서에 새로운 장을 마련한다면 이에 바로 이어지는 한소정상회담은 동북아정세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잇따른 정상회담으로 지난 한주는 세계는 물론 한ㆍ소ㆍ중ㆍ일,특히 북한까지 포함되는 동북아지역정세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짧고도 긴 7일이었다.
고르바초프의 미국 도착은 이 점에서 세계정세에 커다란 전환점을 기록할 뿐만아니라 한반도역사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해 준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이번 미소정상회담에서 전략핵무기감축협상(START)은 물론 유럽배치 재래식군사력ㆍ화학무기감축등 인류의 운명을 좌우하는 군사문제를 논의하고 기타 독일통일문제,동북아ㆍ아프가니스탄ㆍ중동문제등 광범위한 세계 각지역문제도 논의 했다.
그러나 이번 미소정상회담은 리투아니아등 발트해 3국의 소연방탈퇴문제를 놓고 양 강대국간 어떠한 논쟁을 가졌으며 어떤 합의에 도달했는지가 또다른 관심사가 되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미국방문에 즈음해 초강경자세를 보여왔던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등이 대모스크바 협상태도를 비추면서 발트해 3국 문제는 불씨는 남겼으나 폭발의 위험한 한 위기는 넘겼다.
이같이 일단 진정된 발트해 3국문제는 고르바초프로 하여금 어느정도 대미입장강화를 가능케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의 가장 힘들고 상대하기 어려운 정적인 옐친이 소연방내 최대 공화국인 러시아공화국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됨에 따라 고르바초프가 미소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할경우 발트해3국문제에 못지않은 부담을 또하나 떠안게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급류와도 같은 세계정세 흐름속에 미얀마에서는 아웅산 수키 여사의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 아시아의 민주화에 적지않은 소용돌이로 등장,집권군부세력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주요 사안들은 미소정상회담의 그늘에 가려 큰 뉴스로 취급되지는 못했다.
특히 루마니아에서 그리스에 이르는 동유럽과 북유럽의 스웨덴까지 걸친 대지진과 남미 페루의 인명 실종 1천명에 이르는 큰 지진도 지구를 뒤흔든 사건이었으나 부시ㆍ고르바초프의 그늘로 묻힌 것도 지난 한 주였다.<진창욱외신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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