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콘트라사건 싸고 서로 책임전가|전 미국방장관 와인버거 대 전 백악관보좌관 맥팔레인 한판붙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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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레이건대통령 행정부안에서 국방장관과 백악관안보담당보좌관을 각각 역임한 캐스퍼와인버거씨와 로버트 맥팔레인씨가 명예훼손문제로 소송직전의 상황으로 치닫는 싸움을 벌이고었다.
문제의 발단은 와인버거 전 국방장관이 최근 출간한 자신의 국방장관시절(81∼87년)을 회고한 『평화를 위한 투쟁』 이란 자서전에서 비롯됐다.
이책에서 와인버거씨는 현재 이란콘트라스캔들로 유죄를 인정한 맥팔레인 당시 안보담당 보좌관이 미국의 대이란정책에 관한 주모자역할을 하면서 이란-콘투라사건으로 이어지는 잘못된 많은정책들을 레이건대통령에게 건의했었다고 비난했다.
와인버거씨는 특히 그의 정책건의가 「위험스러울 정도로 잘못된 것」이었으며 레이건 대통령을 이란-콘트라사건으로 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와인버거씨는 맥팔레인씨가 이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라크 군사정보를 이란에 제공하기도 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대해 맥팔레인씨는 펄쩍 뛰고 있다.
와인버거씨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허위일 뿐아니라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비방하는 것으로 동기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이란-콘트라사건 재판에서 레이건대통령을 비롯, 전 행정부 동료들로부터 유리한 증언을 하나도 끌어내지 못해 인생무상을 절감하고있던 맥팔레인씨는 와인버거씨의 주장이 『놀랍고, 반지성적이며 왜곡과 허위가 가득한 악의적인 것』 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맥팔레인씨는 격주간지인 내셔널리뷰 최근호에서 특히 자신이 이라크의 군사정보를 이란에 넘겨주었다는 주장에 대해 이는 「완전한 거짓말」 이라며 분노를 묘시했다.
와인버거씨는 맥팔레인씨가 건의했으나 채택되지 못한 많은 대의정책 가운데는 리비아에 대한 침공에 대비, 이집트에 수개사단을 파견하자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대해서도 맥팔레인씨는 펄쩍뛰고 었다.
대이란비밀접근과 니카라과반군에 대한 레이건행정부의비밀지원문서를 의회에 제출치 않은데 대해 88년3월 유죄를 인정하고있는 맥팔레인씨는 이 글에서 자신이 이사건을 잘못 처리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와인버거씨가 자신의 책에서 주장하듯 레이건행정부의 대이란 비밀외교에 그렇게 반대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85년 미국인인질들의 석방을 보장받기위해 이란에 대한 비밀 접근을 와인버거 전장관이 마음만 먹었으면 중단시킬수 있었다고 말함으로써 이란-콘트라사건에 자신을 비난한 와인버거씨를 물고 들어갔다.
맥팔레인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와인버거씨는 맥팔레인씨와의 관계를 경쟁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면서 『본대로 역사를 썼을 뿐 맥팔레인씨와 다툴 생각이 없다』 고 이 문제가 크게 확대되길 꺼렸다.
맥팔레인씨는 와인버거씨와 이같은 대응에 대해 과거전문가들처럼 업무협조를 했던 그가 그토록자신을 날카롭게 비판한 것에 놀랐으며 이는 자기 개인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에 대응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란-콘트라사건이 터진 85년 백악관안보담당보좌관을 사임한 맥팔레인씨가 와인버거씨를 명예훼손으로 법정으로 끌고갈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그러나 두사람의 상호 명예훼손적 비난은 아직도 레이건 전대통령과 부시 현대통렴 (당시 부통령) 의 이 사건에대한 개입과 인지여부등이 개운하게 끝나지 않아 아직도 재판과 논란의 대상이되고있는 이란-콘트라사건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을 높여주고있다. 【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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