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구조 조정위」 설치 제안/한일 민관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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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이후 2차 정상회담/국제경제 공동대처 합의/교역균형·과학기술 교류확대/“일왕 내외 방한실현 희망” 노대통령
【동경=이규진특파원】 노태우대통령은 방일 마지막날인 26일 오전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총리와 제2차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간의 무역불균형시정및 경제협력의 구체적 실현을 위해 양국의 정부와 민간이 참여하는 산업구조 조정촉진위원회를 빠른 시일내에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노대통령은 또 『일본의 대북접촉은 무방하나 우방으로서 한일 양국은 사전에 긴밀한 협의를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일본의 대북접촉 선결요건은 북한이 남북대화에 나서고 핵 안전협정에 가입토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관계기사3면>
영빈관에서 약 1시간30분동안 열린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정상은 국제경제문제및 한반도의 안정을 위한 남북한문제 등에 공동으로 대처,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하고 양국간의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노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남북대화의 진척상황과 우리의 입장,그리고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을 설명하고 『한국의 대북한 정책은 북한을 고립화시키려는 것이 아니고 국제사회에 참여토록 해 개방을 유도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중장기적으로 볼때 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한국의 북방정책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기반조성에 그 목적이 있다』고 말하고,금세기 내에 한반도의 통일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이후 총리는 일본의 대북한 정책을 설명하고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이밖에 ▲한일간의 교역은 균형을 유지해가며 확대시키고 ▲산업과학기술의 교류를 증진시키며 ▲인적·문화적 교류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제2차 정상회담을 끝낸 후 아키히토(명인) 일왕 내외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일본기자클럽에서 오찬회견을 가졌다.
노대통령은 영빈관에서 있은 작별인사를 통해 아키히토 일왕 내외의 방한이 실현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동경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일본기자클럽 오찬회견 연설을 통해 『새로운 세기를 맞으려는 이제 우리 두 나라는 아시아·태평양에서 가장 가까운 파트너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한일 두 나라 사이에는 불행했던 시기가 있었으나 그것은 두 나라간의 긴 선린우호 역사에서 볼때 아주 짧은 기간이었다』며 『지나간 과거가 현재와 미래를 묶어 놓은 족쇄가 될 수는 없다』고 전제,이같이 말했다.
노대통령은 이에앞서 25일 저녁 가이후 총리가 주재한 만찬석상에서 총리 연설에 대한 답사를 통해 『지난날의 일이 두 나라 관계의 현재와 미래를 속박하는 족쇄가 되고 있다면 우리는 신념과 용기로 그것을 단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이후 총리는 만찬사를 통해 『일본은 전후 엄숙히 반성하는 입장에서 평화국가의 길을 선택했으며 본인은 일본이 앞으로도 이런 자세를 바꾸지 말고 더욱더 그 노력을 강화해 나가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일한 양국의 유구한 선린우호관계는 먼저 일본의 이러한 노력이 한국국민 여러분에게 납득되고서야 비로소 확고부동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26일 오후 오사카에서 교포들을 위한 리셉션을 가진 뒤 오사카 국제공항을 떠나 저녁 7시 서울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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