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잡아라" … 발기부전 치료제 무한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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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비아그라를 잡아라.' 발기부전 치료제인 시알리스(릴리).레비트라(바이엘).자이데나(동아제약) 등이 선두주자인 비아그라(화이자)를 따라잡기 위해 활발한 마케팅전을 벌이고 있다.

올 2분기 국내 시장점유율은 비아그라가 49.2%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알리스가 30.4%로 뒤를 이었고, 자이데나(12.9%)와 레비트라(7.5%) 순이다. 지난해 12월 시장에 뛰어든 자이데나는 올 1분기부터 레비트라를 따라잡고 순식간에 3위로 뛰어올랐다. 비아그라도 지난해까지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다 올 1분기부터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최하위로 뒤처진 레비트라의 반격이 눈에 띈다. 최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세계 학술대회에서 바이엘은 레비트라와 비아그라만의 비교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미국.유럽 등 전세계 발기부전 증상을 가진 남성 1057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이었다. 자신이 무슨 약을 먹었는지 모르도록 한 뒤 치른 테스트에서 비아그라보다 레비트라에 만족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내용이다. 시알리스도 새로운 마케팅 전술로 무장했다. 최근 업계 최초로 온라인 영업사원을 두고 의사와 1대1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의사와 온라인으로 연결되면 함께 같은 인터넷 화면을 보면서 시알리스에 관한 각종 연구 데이터를 소개하고 설명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영업사원인 오정민(27)씨는 "처음에는 귀찮아 했으나 요즘에는 먼저 로그인하고 강의 시간을 기다리는 의사들이 생길 정도"라고 말했다. 동아제약은 비아그라에 비해 30% 정도 저렴한 가격에 막강한 국내 영업력을 바탕으로 자이데나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국내에 제품을 출시한 지 7년이 된 한국화이자는 비아그라가 강직도 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스무살의 느낌'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비아그라를 먹으면 스무살 때의 '힘'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인지도가 높은 만큼 후발업체들이 선두 자리를 빼앗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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