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심판은 뭔가 다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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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거친 축구장에서 휘슬을 부는 프리미어 리그 심판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그들이 정확한 판정을 위해 얼마나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고 노력하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런던에서 한 시간 남짓 떨어져 있는 노샘프턴의 스타버튼 공원은 프리미어 리그 심판들이 매달 이틀씩 모여 경기를 분석하고 체력 훈련을 하는 장소입니다. 지난주 골프 코스와 호텔이 함께 있는 그림 같은 리조트에 낯익은 심판들이 하나 둘씩 도착했습니다.

이날은 특히 잉글랜드 축구협회에서 주관하는 심판 강사 코스에 참가하고 있는 다양한 국적의 수강생을 위한 질의 응답이 있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심판위원장 키스 헤켓,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심판인 그레이엄 폴과 심판들의 체력을 전담하고 있는 스포츠 과학자 등이 참석했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입니다.

-경기 배정을 받고 나서 어떻게 준비하는가.

"경기 배정을 인터넷에서 본 후 같이 경기를 할 부심, 대기심과 계획을 짠다. 각 팀의 전술, 스타일 등을 비디오를 보며 분석하고 체력 프로그램에 따라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팀의 전술에 따라 내 체력 프로그램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기를 준비하는 데 있어 팀을 파악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경기 후 분석은.

"내 코치(프리미어 리그 심판들에게는 코치가 배정되어 있다)와 거의 매일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2년 전 큰 경기를 배정 받았을 때는 코치와 네 시간 동안 DVD를 보며 각각의 상황을 분석하기도 했었다."

-심판에 대한 비디오 분석도 있다는데.

"매 경기 6대의 카메라가 심판을 따라다닌다. 주.부심들이 얼마나 뛰었는지 그 움직임 중 조깅, 러닝, 전력질주가 각각 얼마인지 수치가 나온다. 오프사이드의 경우 부심이 오프사이드의 기준이 되는 선수(최후방에서 두 번째 수비수)와 평행선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실제 심판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경기 후 심판들의 체력 회복 운동은.

"가장 좋은 것은 경기 후 20~30분 가볍게 사이클링을 해 주는 것이다. 사정이 여의치 못하면 다음날 해도 된다. 분명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 훨씬 좋다는 것이다."

-심판 평가는 누가 하는가.

"매 경기 두 명의 전문가가 평가한다. 한 명은 선수 또는 지도자 출신으로 심판이 선수들을 어떻게 통제하는가를 평가한다. 한 명은 심판감독관으로 심판에 관한 기술적인 부분을 평가한다."

최고의 경기 뒤에는 반드시 최고의 심판이 있게 마련이죠. 프리미어 리그가 세계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데는 선수 이상으로 노력하고 경쟁하는 영국의 심판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국제심판 홍은아 <영국 러프버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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