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이변 경제계 “먹구름”/채소흉작 값 배로… 벼농사냉해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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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전세계적으로 기상이변에 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올해 날씨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어 관련부처나 업계 모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농림수산부는 농작물 품종선택시 재해에 강한 품종을 우선적으로 심도록 권장하고 관개시설 정비에 나섰는가하면 건설부와 서울시등은 수방대책을 서두르는등 기상이변으로 생길 수 있는 피해를 막는 데 나서고 있다.<관계기사3면>
◎가전 냉방용품 잘 안팔리자 판촉에 안간힘/의류 봄옷 판매목표 30% 미달… 세일 서둘러/음료 1∼4월 매출 지난해보다 17% 감소/건설 잦은 비로 공기 늦어져 야간작업까지
연초부터 계속된 궂은 날씨로 농작물과 의류·가전·청량음료등 공산품의 생산·판매차질이 이미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고 건설·운수업등도 적잖은 피해를 보고 있다.
농작물은 올들어 비가 잦고 일조량이 예년보다 20%가량 줄면서 비닐하우스 과채류의 품질이 나빠지고 생산량도 크게 줄어들며 값은 크게 올라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노지작물도 햇마늘의 경우 잦은 비로 예년보다 열흘이상 늦은 이달초부터 출하되면서 반입량도 절반으로 줄어 서울 가락동시장에서 반접(50개)에 연초의 두배값인 2천5백∼4천원에 경락되고 있는 농촌에서는 저온다습현상으로 못자리 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일류는 열매맺는 시기의 날씨가 나빠 올해 작황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올여름이 서늘할 것이란 장기예보가 나오자 냉해에 약한 벼농사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이미 올해 여름철 냉방용품을 계획분의 절반이상 생산해놓은 가전업계는 기상이변으로 에어컨·냉장고·선풍기등의 판매가 크게 줄어 재고가 많이 쌓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속수무책이다. 우선은 수요감퇴를 막기 위해 가두선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최근 건축자재 폭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건축업계는 장마에 따른 공기지연을 최대한 막기 위해 야간작업까지 벌일 계획이다.
의류업계는 봄옷 판매가 당초목표보다 30%가량 줄고 여름옷마저 매기가 부진,재고정리를 위한 바겐세일을 아예 6월 하순에 서둘러 실시할 계획을 잡고 있다.
이와함께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고 사입을 수 있는 저가의류와 비옷·방수원단등 우천용품 개발에 힘을 쏟겠다는 생각이다.
탄산음료는 1∼4월 판매량이 지난해 3천7백50만상자에서 3천1백20만상자로 17%나 줄고 아이스크림류도 당초목표보다 10∼20% 줄었다.
더욱이 여름철 판매도 신통치 못할 전망이어서 대리점과 업소에 비치파라솔과 쿨러 제공등 무상서비스를 늘리는등 판로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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