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부통령후보 페라로여사(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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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여성 정치참여 넓혀 「차별」 타파”
『지난 30년간 미국에서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활동은 놀라울 정도로 늘어났지만 「성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고위공직에 보다 많은 여성들이 진출하거나 뚜렷한 여성정책을 가진 후보를 밀어줌으로써 이를 개선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 84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먼데일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돼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부통령후보가 됐던 제럴딘 페라로여사(55)가 평민당 초청으로 15일 내한,「여성들의 정치세력화」를 강조했다.
존 F 케네디 전대통령의 후보 출마당시에 버금갈 정도로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대중적 인기를 불러보아 「페라로 선풍」을 일으키기도 했던 그는 자신의 선거참가가 많은 여성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었다는 사실에 『크게 만족한다』고 했다.
당시 그의 재산공개 파동등으로 사생활이 공개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던 그는 『그때는 가족모두가 불행하다고 여겼으나 그것을 계기로 오히려 유대가 돈독해져 이제는 「행복한 엄마」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부유했으나 자신의 삶을 사회봉사에 바쳤던 엘리노 루스벨트여사(루스벨트 전 미대통령 부인)와 가난했지만 자녀들에게 「사회의 일꾼」이 되기를 가르쳤던 자신의 어머니 영향으로 변호사와 지방검사보를 거쳐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된 그는 『선거에서의 패배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언제든 다시 도전하겠다는 신념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
『여성들은 대결보다 타협을 생각하고 단기해결책보다 미래세대를 염두에 둔 장기적 대책을 생각할 줄 알며 승리·패배의 2분법에 빠지지 않고 그 중간을 선택할 줄 아는 현명함이 있다』고 꼽는 그는 한국여성들도 용기와 신념을 가지고 정치에 뛰어들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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