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릿발 사정… 증시 “꽁꽁”(증권시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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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소나기는 피해가자” 큰손 몸조심/부동산주변자금 증시 유입안돼
○7백10선도 위험
○…주가속락세가 6일째 이어지고 있다. 15일 주식시장은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냉각,「사자」주문이 자취를 감추면서 전 종목이 하락했다.
오후 2시 현재 하락종목이 6백37개인데 반해 상승 종목은 단 1개도 없었으며 거래량도 4백30만주에 그쳤다.
종합주가지수는 오후 2시 현재 전날보다 24.36포인트 떨어진 7백10.06을 기록,7백10선도 위협하고 있다.
○5공초기 모습 방불
○…여당 국회의원까지 내사에 들어가는등 일련의 서릿발같은 정부조치가 증시마저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이달들어 강력한 부동산투기억제책과 증시안정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5일간 1백10포인트나 폭등했던 주가는 그후 거꾸로 6일간 속락했다.
격렬한 반민자학생시위와 이에 따른 대규모 구속사태,대기업에 대한 부동산매각지시,은행장 전격해임,상습투기자 명단공개,서울시 간부구속,국회의원 내사까지 이어지는 강력한 조치가 증시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총체적 난국」으로 규정한 현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청와대ㆍ검찰ㆍ국세청ㆍ은행감독원 등이 총출동돼 벌이고 있는 이같은 합동작전은 마치 5공초기의 살벌했던 모습을 연상케한다.
이 바람에 증시에서도 「소나기는 피해가자」며 몸조심하는 분위기가 팽배,이른바 큰손들이 움츠러들면서 자금을 거둬가고 있다.
더구나 강력한 부동산대책으로 부동산쪽에 대기하고 있던 자금들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 기대됐었으나 이마저 최근의 분위기에 밀려 현금상태에서 숨을 죽이고 있다.
증권계는 정부의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지나가고 「5ㆍ18」 10주기의 격랑이 비교적 잠잠해진 후에야 비로소 증시의 재상승궤도 진입이 가능하다는 조심스런 진단을 하고 있다.
○“믿어달라” 호소문도
○…정부의 부동산 및 증시대책발표와 증시안정기금조성 등 업계의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속락하자 증권업협회 차원에서 드디어 호소문을 내기에 이르렀다.
협회는 15일 강성진회장과 25개 증권사사장단 이름으로 「투자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호소문을 발표,투자자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협회는 이 호소문에서 『증권업계 종사자들은 현증시상황의 어려움을 깊이 인식하고 안정기금조성,보유부동산매각 등 업계가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강구함은 물론 증시안정을 위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각오』라고 밝히고 『투자자들도 정부의 확고한 증시안정육성의지와 증권업계의 자구노력을 믿고 근거없는 풍문에 현혹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과 올바른 판단으로 투자에 임해줄 것』을 당부.
한편 지난 12일 대우증권으로부터 시작된 증권사들의 증시안정결의대회는 14일 동서증권에 이어 15일에는 럭키증권도 갖는등 계속 확산되고 있다.<손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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