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 역세권 개발 붐 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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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전역 역세권(驛勢圈)에 개발 붐이 불고 있다. 내년 4월 경부고속철도와 2005년 말 대전지하철 1호선 개통을 앞두고 변신이 한창이다. 이들 철도 시설이 개통되면 대전역은 일반 철도와 고속철도 및 지하철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교통 요지가 된다.

1905년 경부선에 이어 14년 호남선 개통으로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던 대전역은 70년대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자동차 대량 보급으로 기여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90년대 둔산 신시가지 개발로 주변 상권마저 더욱 위축됐다. 하지만 고속철도와 지하철 개통을 맞아 제 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 활발한 개발= 대전시는 올 연말까지 역세권 개발 계획을 확정, 내년부터 이 일대를 비즈니스호텔.오피스텔.고밀도아파트.도시형 레저랜드.컨벤션센터 등을 갖춘 대전의 새 중심지로 재개발할 방침이다.

또 철도청은 경부고속철도 2단계 건설에 맞춰 2010년까지 민간 자본을 끌어 들여 대전역을 서울 용산역처럼 대규모 쇼핑센터 등을 갖춘 복합역사로 재건축하기로 했다.

건설업체들의 재개발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90년대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도 들어선다.

대전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옛 한밭대 부지를 사들인 LG건설은 22일부터 26~49평형 아파트 1천63가구를 분양한다.

대전역 앞에서 골동품상을 하는 변재각(61)씨는 "80년대 평당 1천여만원에 달했던 상업용지가 90년대 둔산 개발 이후엔 2백만원선까지 떨어졌었다"며 "그러나 최근 찾는 사람이 늘면서 6백여만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대전발전연구원은 현재 3만여명 수준인 대전역의 하루 이용객이 고속철도 개통 직후엔 5만여명, 2008년엔 8만5천여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며, 역세권 개발 계획 부지인 동구 소제.정.신안동 일대 땅 60만㎡(18만1천여평) 중 절반 가량은 이미 서울 등 외지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 전국 철도의 허브기지로=고속철도를 비롯한 모든 철도 건설 업무를 담당하는 공기업으로 내년 1월 출범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 본부가 대전역에 들어설 전망이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철도시설공단 설립위원회를 열고 공단 본부 소재지를 대전으로 잠정 결정했다. 건교부는 대전역 인근 건물을 임대해 공단 임시 사옥으로 활용한 뒤 대전역 부지에 건물을 신축, 입주시킬 방침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철도시설공단의 임직원수만도 2천여명에 달해 대전 입주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2005년 이후 철도 운영 담당 공기업으로 발족할 철도공사 본사도 대전역 인근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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