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의 명수에게 배우는 책쓰기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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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분야의 전문가나 기성 저술가가 아니라도 일이나 생활 속의 색다른 경험과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글로 써놓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특히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운용하는 사람이라면, 그 볼륨이 점점 커지고 방문자가 늘어날수록 책을 내야겠다는 유혹을 받았을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블룩(Blook) 열풍이 불고 있다. 이는 ‘blog+book'의 합성어로 1인 인터넷매체인 블로그(blog)와 북(book)을 합친 신조어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100권 중 20권은 블룩이라고 한다. 이에 앞서 우리나라는 ‘주부(wife)’와 ‘블로거(blogger)’를 합성한 ‘와이프로거(wifelogger)’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는데, 주부의 관심사인 요리, 인테리어, 육아 등에 관한 알짜 정보를 담은 책들이 이미 서점마다 베스트셀러 코너를 장식하고 있다. 결국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관심을 가지는 정보들은 무엇이든 책으로 출간될 수 있다.

하지만 책쓰기는 어렵다. 전문 저술가도 아니면서 회사에 다니면서, 사업을 하면서, 점포를 운영하면서, 전업주부로 가정을 지키면서, 학교에 다니면서 책을 쓴다는 것은 쉽지는 않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었다가 포기를 한다. 왜 안 되는 것일까? 일하면서 책을 써야 하는 어려움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는 책쓰기에 관한 지식이 없어서다. 일하면서 어렵게 시간을 쪼개서 책을 쓰려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책쓰기가 무모한 노동이 되지 않도록 제대로 알고 시작해야 할 것이다.

20년 넘게 광고마케팅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컨셉츄얼리스트이자 카피라이터인 탁정언 저자는 똑같은 대상이라고 해도 컨셉을 알고 컨셉으로 책을 쓰는 사람과 단순한 소재로 책을 쓰는 사람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크다고 한다. 그래서 주제가 아니라 컨셉적 책쓰기를 무엇보다 강조한다. 책을 쓰기 위한 아이디어 찾기, 독자의 숨어있는 니즈(need) 찾기, 고리타분한 대상을 매혹적인 컨셉으로 바꾸기, 기획 따라하기 외에도 실제로 출간된 책의 출판기획안 사례까지 들면서 책쓰기의 꿈이 멀게만 느껴졌던 보통사람들이 매우 반가워할 유용한 정보와 실천적인 조언을 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책 컨셉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저자는 컨셉의 명수를 직접 따라하는 것이 가장 빠른 책쓰기 전략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정보와 트렌드를 포착하고 자기화하는 노하우, 다른 분야를 들락날락거리며 무엇이든 자기 분야로 가져와서 빛나는 컨셉을 만들어내는 가져오기의 비법 등 이들의 사고방식과 작은 습관도 소개하였다. 굳이 책쓰기를 목표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정보지식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메모해두고 기억해두어야 할 지적 생활 습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책이 독자에게 알리고 싶은 메시지를 한 마디로 말하라고 한다면 ‘책쓰기의 성공요소는 재능이 아니라 실행력이다’ 로 요약된다. 저자 역시 컨셉의 명수들에게 배울 가장 큰 공통점을 실행력에 두고 있다. 그들은 일단 컨셉을 정하고 나면 강력하게 밀어붙인다. 밀어붙이기는 곧 실행력이다. 컨셉의 명수들이 강력한 실행가들인 이유는 컨셉은 실행이 따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컨셉적 사고를 통해 뭔가 새로운 것이 잡힌다면 집요하게 붙들고 늘어져서 책이 되도록 밀어붙이라고 한다. 책을 쓰는 데 특별한 재능은 필요 없다. 문제는 ‘문장력’이 아니라 ‘추진력’이다.

이에 대해 커리어 관리 전문가 전미옥 저자는 포기하지 않고 책을 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내가 책을 씀으로써 얻을 수 있는 물질적, 정신적 보상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라고 한다. 여기에 대한 강력한 동기부여가 약하다면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주변의 환경과 조건의 변화를 이겨내기 힘들 것이라고. 1시간 일찍 일어나 원고지 5장의 글을 쓰면 일주일에 35장의 글을, 한 달이면 140여 장의 글이 모아진다. 6개월이면 책 하나 묶을 수 있는 분량이 나온다. 마침내 내 이름 석 자가 또렷하게 박힌 책을 한 권 가질 수 있다.

우리 주위에는 개성 있고 재미있는 블로그를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전문작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 책은 무명의 사업가를 창업 컨설턴트로 변모시키고, 평범한 회사원을 영어 전문가로 탈바꿈시키며, 조용한 주부를 인기요리사로 띄우고, 경매로 내 집 마련과 재산 증식에 성공한 월급쟁이를 재테크 전문가로 우뚝 서게 해준다. 자신의 노하우나 전문성을 담은 책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개인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생존전략이다.

▶저자: 탁정언, 전미옥 저
▶가격: 10,000원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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