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풍 명소' 남산 동·식물원 사라진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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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의 나들이 명소인 남산 동물원과 식물원(사진)이 다음 달 1일 사라진다. 남산 식물원과 동물원 철거는 1990년대 초 '남산 제모습 가꾸기' 사업에 따라 철거가 결정됐다. 시설을 더 사용할 수 있다는 여론에 따라 계속 운영했으나 노후가 심해져 철거가 최종 확정됐다. 식물원.동물원.분수대 등이 철거되는 2000여 평에는 소나무.느티나무.생강나무 등 3000그루의 나무가 심어지고 산책로도 만들어진다. 서울 성곽 복원계획이 마련되면 성곽도 들어선다. 서울시 최광빈 공원과장은 "1918년 일제가 한국인에게 신사참배를 강요하기 위해 식물원 자리에 조선신궁을 축조했다"며 "녹지와 성곽을 복원해 1918년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리겠다"고 말했다.

남산 식물원은 1호관은 68년 조선신궁이 철거된 자리에 들어섰으며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이 보내온 메이아소철.야자류를 주로 전시했다. 71년 재일교포 김용진씨가 208종 1만7800본의 선인장류를 기증하면서 2, 3, 4호관이 차례로 증축.개원했다. 2호관 건축 때 조선신궁 위패 대피소가 발견되기도 했다. 동물원은 71년 문을 열었다.

이곳에 있는 동물과 식물은 서울대공원.어린이대공원.인천대공원.진주동물원 등으로 옮겨가고 철거는 10월 중순 시작된다. 녹지 복원에는 11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며 올해 안에 공사가 끝난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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