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꽃미남 열풍

중앙일보

입력

중국 남성들이 예뻐지고 있다.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도시 거주 남성들을 중심으로 미용실과 성형외과를 찾는 발걸음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 미용협회 상하이지부에 따르면 중국 미용업계 연간 매출 20억 위안(2억5000만 달러, 한화 2385억 원) 가운데 30% 가량이 남성들의 지갑에서 나오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년 남성 고객은 20% 늘고 있는 추세다.

성형외과를 찾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협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흉터 제거를 비롯해 눈꺼풀과 코, 광대뼈 수술 환자의 3분의 1이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의 한 성형외과 의사는 "최근 성형 수술을 위해 병원을 찾는 이들의 20%가 남성"이라며 "3년 전 5%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급증세"라고 말했다.

특히 40대 이상의 남성들 사이에서 '동안' 열풍이 불면서 연예인과 같이 섬세한 이목구비와 촉촉한 피부를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남성 성형 열풍은 상하이 등과 같이 대도시에서 취업과 결혼이 어려워지면서 생존 경쟁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중국 사회과학원 상하이 아카데미의 톈 홍 교수는 "남성들이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신을 가꾸는 일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문화의 한 단면으로, 남성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차이나데일리는 그러나 '외모가 경쟁력'이라는 인식과 동시에 유행과 자기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남성 성형 열풍은 일부 현상으로, 유행을 좇아 보다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변하고 싶은 열망과 함께, 자신을 가꾸는 일이 여성스러워 보이거나 게이(동성애자)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공존한다는 것.

눈썹을 다듬기 위해 정기적으로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찾는다는 한 30대 남성은 "외모를 가꾸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성형 수술은 아직 용기가 나지 않는다"며 "잘못될 경우 나만의 남성적인 이미지가 망가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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