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수주액 신기록 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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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가 사상 최고 수주 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영석유회사에서 단일 계약으론 사상 최대인 16억 달러 규모의 해양설비 공사를 수주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회사는 2010년까지 아부다비 인근 움샤이프 유전지대에 총 중량 4만 t의 고정식 플랫폼 3기와 해저 파이프라인 및 브리지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 설비가 완공되면 하루 30만 배럴의 원유와 280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측은 "UAE가 처음 외국 회사에 발주한 이 공사를 설계부터 시운전까지 책임지는 턴키 방식으로 따 중동 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주는 지난달 30일 대우조선해양이 미 셰브런사에서 수주한 12억7000만 달러짜리 앙골라 해상 유전용 고정식 석유 생산 설비 기록을 한 달도 안돼 경신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지난해 2월 대우조선이 역시 셰브런에서 수주한 나이지리아 해상 유전용 석유 생산 설비(10억 달러)가 최고 기록이었다.

기록 경쟁은 선박 분야에서도 치열하다. 현대중공업은 11일 프랑스 CMA CGM사로부터 1만1400 TEU급(20피트 컨테이너 1만1400개) 컨테이너선 8척을 12억 달러에 수주해 최고가 수주 기록을 깼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7월 일본 해운사 컨소시엄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5척을 11억9800만 달러에 수주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오병욱 해양사업본부장은 "고유가의 영향으로 산유국이나 다국적 석유업체들의 시설 투자가 늘어 사상 최대 수주 기록은 자꾸 깨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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