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배급사 주가 뛰니 이 영화 대박나겠군…영화 흥행의 법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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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영화 개봉 직전 투자배급사 주가가 오르면 흥행에 성공하고 떨어지면 망한다.'

최근 영화에 투자하고 배급하는 투자배급사들이 속속 증시에 입성하면서 주가와 영화 흥행 성적간 상관 관계가 관심을 끌고 있다. 개봉 성적과 주가추이를 살펴본 결과, 영화 제작사 주가보다는 덜 민감했지만 투자배급사 주가 역시 대체로 투자한 영화의 성적과 같이 움직였다.그렇다면 추석 극장가에선 과연 어떤 영화가 승자가 될까. 투자배급사들의 주가로 영화 흥행 전망을 점쳐봤다.

◆ 개봉 전 기대감이 주가를 좌우한다=롯데엔터테인먼트를 거느린 롯데쇼핑 등 주요 투자배급사들이 올해들어 잇따라 상장했다. 롯데쇼핑이 2월 거래소에 상장한 것을 비롯, 탄탄한 자본력으로 투자배급에 뛰어든 프라임산업의 프라임엔터테인먼트, 그리고 CJ엔터테인먼트와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오리온 계열의 투자배급사 미디어플렉스가 직상장이나 우회상장을 통해 상장했다.

투자배급사 주가는 투자한 영화의 실제 흥행 성적보다 개봉 전 기대감이 더 큰 영향을 끼쳤다. 시사회 등으로 영화에 대한 입소문 나기 시작하는 영화 개봉 2~3주일쯤 전부터 개봉일까지 투자배급사 주가가 오르면 흥행에 성공하고 거꾸로 떨어지면 흥행이 저조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역대 최고흥행작 '괴물'(미디어플렉스)이나 개봉 당일 관객 25만명을 동원하며 화제를 모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프라임)은 개봉 2주전부터 개봉일까지 각각의 투자배급사 미디어플렉스와 프라임엔터테인먼트의 주가 상승이 뚜렷했다.

반면 흥행에 참패한 '구타유발자들'(프라임)이나 '모노폴리'(롯데쇼핑)는 같은 기간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달전 1400원에 불과하던 프라임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개봉 2주전인 1일엔 1950원으로 껑충 뛰더니 개봉일인 14일엔 2180원까지 올라 4일 연속 상승했다. 반면 5월 31일 개봉한 '구타유발자들'은 5월 19일 3110원이었던 주가가 개봉일까지 꾸준히 빠져 2605원까지 하락했다.

◆ 올 추석의 승자는=올해 증시에 데뷔한 3인방이 맞대결하는 이번 추석 시즌 승자는 누가 될까. 일찌감치 개봉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이어 21일 '가문의 부활'(미디어플렉스)이 가세했고, 28일엔 '잘살아보세'(롯데쇼핑)와 '타자'(CJ) '구미호가족'(MK픽쳐스)등 상장 투자배급사들 작품이 한꺼번에 개봉한다. 배급사 주가 추이로 보면 이미 100만명을 돌파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이어 지난달 24일 2만5600원으로 바닥을 치다 21일 3만800원으로 상승 추세를 탄 미디어플렉스의 '가문의 부활'이 일단 유리하다. 영화 이외의 변수도 많기는 하지만 하락추세인 롯데쇼핑의 '잘 살아보세'는 좀 불리한 편이다. MK픽처스는 같은 기간 주가에 뚜렷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아 그만큼 흥행도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는 평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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