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5사 임금협상 난항(경제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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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형 분규 잇따라 경제계 긴장/수출 호황 조선업에 “찬물”우려
★…올해 노사분규가 잠잠하리라고 예상됐던 업계는 현대중공업등 굵직한 대형제조업체에서 분규가 발행하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
10대 재벌그룹중 삼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상태인데 이달말 또는 5월초부터 계열사별로 임금협상에 들어가는 럭키금성ㆍ대우 등은 현대중공업 및 KBS사태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임금협상이 가장 난관에 부닥쳐 있는 업종은 자동차업계로 자동차 5사중 임금협상이 마무리된 업체는 한곳도 없고 현대자동차ㆍ기아자동차 등은 단체협약조차 타결되지 않은 상태다.
자동차업계는 공동임금협상은 깨졌지만 임금교섭 시기를 통일하기로 합의함으로써 노사협상이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했으나 무노동무임금등의 조항에 걸쳐 난관에 봉착해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주40시간근무ㆍ징계위노사동수구성ㆍ퇴직금 누진제등의 조항 때문에 단체협약이 결렬,26일부터 대의원들이 철야농성에 들어가기로 했으며,기아자동차는 무노동무임금원칙을 둘러싸고 노사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가 26일 정상조업에 들어가기는 했으나 임금협상을 남겨놓고 있어 불씨는 여전히 남은 상태.
★…노사협상 분위기가 냉각된데는 무노동 무임금이외에 징계위원회 노사동수구성ㆍ주40시간 근무ㆍ주택기금조성등의 단체협약쟁점들이 노사양측이 현실적으로 서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들이기 때문이라는 분석.
특히 무노동 무임금원칙은 경영ㆍ인사권과 함께 경단협이 결성될 때부터 경제계에서 천명한 것으로 정부 및 업계가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올해 단체협약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역시 노조측에서 들고 나오고 있는 주40시간 근무도 현 경제여건을 감안할때 업계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항.
★…상공부는 현대중공업의 노사분쟁이 각 산업장에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현사태가 초기단계에 진화되지 않으면 수출에도 적지 않은 지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월말까지 2척(7천만달러)을 선주에게 넘겨주어야하며 5월부터 매달 평균 3척씩 배를 만들어 인도해야하는데 1주일이상 분규가 계속되면 조선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것.
상공부는 조선의 경우 우리나라 전체수주실적이 3월말 현재 작년동기보다 3백33%나 증가하는등 호황을 보이고 있는데 이번 분규로 납기를 못맞추면 바이어들이 발길을 돌려 되살아나는 조선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봐 걱정이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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