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량에 애먹는 유명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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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좋다" 자신>
○…최다타이틀방어의 신화를 쌓아가고 있는 WBA주니어플라이급챔피언 유명우(유명우· 26)가 결정적 고비인 이번 주말(29일 오후4시·서울인터콘티넨틀호텔 특설링)의 대전을 앞두고 전례없이 한가닥 불안감을 풍기고 있다.
유가 이번 지명방어전에서 동급1위인 레오 가메스(26·베네수엘라)를 이길 경우 장정구 (장정구·전 WBC라이트플라이급챔피언)가 수립한 이 체급 최다타이틀방어기록(15차)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프로복싱 1백년사상 타이틀을 15차례이상 방어한 챔피언은 전 체급을 통틀어 단 6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중 지난60년대 WBA및 WBC의 양대기구가 발족된후에는 WBC슈퍼밴텀급의 윌프레도 고메스(푸에르토리코·17차방어)와 장정구 2명뿐이다.
그러나 쉴새없이 기관총처럼 내뿜는 시원한 콤비 블로가 트레이드마크로 「파이팅 머신」 (싸우는 기계)이란 애칭을 가진 유는 현재 상대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흔들리고 있다. 우선 지난85년12월 조이 올리보(미국)를 누르고 타이틀을 차지한 이래 4년5개월동안 15차방어라는 중압감과 함께 복서의 생명인 체중감량으로 애를 먹고 있는것. 종래 유는 대전을 1주일 정도 남겨놓고 한계체중(48.980kg)에서 1kg을 넘은적이 없다. 그런데 유는 이번 타이틀전에서는 2kg이상이나 더 나가는등 감량이 여의치 않다.
이같은 자신의 문제외에도 도전자 가메스가 20승(14KO) 무패의 전적이 보여주듯 만만치않은 상대다. 김봉준(김봉준)과의 WBA미니멈급 타이틀결정전으로 국내에 이미 알려진 가메스는 반사신경이 뛰어난 테크니션. 키(1m56cm)는 유보다 9cm나 작아 왜소하나 근육질인 가메스는 오른손으로 받아치는 어퍼컷을 주무기로 하는 아웃복서. 또 인파이터인 유는 이제까지 아웃복서에게는 고전한 적이 많아 이것도 꺼림칙한 요소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유명우 자신은 이같은 주위의 불안해하는 시선에 대해 미소를 던지고있다. 그는 『지난2월 괌전지훈련에서 체력훈련에 중점을 둔 결과 체중감량에 약간 어려움은 겪고 있으나 컨디션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1백라운드의 강도높은 스파링을 소화한 유는 『4라운드이후 태풍같은 연타공격으로 화끈한 승부를 펼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헤비급 4강전 불붙어>
○…당분간 무너지지 않으리라던 마이크 타이슨이 허망하게 타이틀을 내준후 헤비급이 뜨거운 각축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2월 타이슨이 예상을 뒤엎고 제임스 더글러스에게 10회KO로 무너져 「도쿄 대변란」이 일어난후 도전순위 1번을 지켜온 에반더 홀리필드, 42세의 노장 조지 포먼, 그리고 타이슨등이 4파전을 벌이고 있다.
당초 타이슨경기의 전권을 쥐고 있던 「링의 대부」돈 킹 프러모터는 타이슨이 타이틀을 방어할 것으로 보고 다음 도전자를 홀리필드로 결정, 6월18일 타이틀매치를 갖기로 계약했었다.
그러나 더글러스가 이기면서 스케줄이 어긋나고 문제가 복잡해졌다. 돈 킹은 옵션을 내세워 챔피언 더글러스와 타이슨의 재대결을 요구했으나 더글러스측은 이를 완강히 거부.
돈 킹은 법정투쟁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최근 타협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헤비급 4강의 대결은 오는 가을 우선 타이슨-포먼전에 이어 더글러스-홀리필드전으로 짜여지고있다. 재기이래 21연승을 기록하고있는 포먼과 타이슨은 오는 10월께 한판승부를 갖기로 이미 계약했다.

<중계료 이유 1주미뤄>
○…KBS사태가 급기야 프로복싱에도 여파를 끼쳐오는 28일 군산대체육관에서 벌어질 예정이던 WBA미니멈급챔피언 김봉준(김봉준)의 4차방어전이 5월5일로 1주일간 연기됐다.
이번 타이틀전을 주최한 카멜 프러모션(88프러모션의 개명)의 김기윤(김기윤)사장은 24일 『KBS의 파업으로 중계료(약1억원)를 받을수 없어 사태가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는 다음주로 연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사장은 『타이틀전을 1주일 연기함에 따라 도전자 실베리오 바르세나스(파나마)측 3명과 심판진 5명등 8명에 대한 경비만 1천8백여만원이 더 들게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주중 KBS사태가 해결되리라는 전망도 불투명, 카멜프러모션측은 안절부절이다. <이민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