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귀환보장 해줘야 방북”/방북앞둔 한필성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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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어머니ㆍ누이에 줄 선물 푸짐하게 준비
40여년만에 고향방문길이 열린 한필성씨(56ㆍ목축업ㆍ경기도 파주군 교하면 동패1리 66의2)는 24일 『고향방문에 앞서 우선 북한 당국이 무사히 귀환할 수 있도록 신변보장을 해줘야 될 것 같다』며 『이같은 신변보장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고향방문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씨는 19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받은 어머니 최원화씨(86)의 편지내용에 『고향에 돌아오면 남한으로 다시 갈 생각말고 맏아들 구실을 하면서 함께 살자』고 적혀 있으나 이는 『어머니의 본심이 아니고 북한당국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곳에 처자식과 목장을 두고 어떻게 북한에서 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한씨는 꼭 북한당국이 어머니와 가족을 만나고 무사히 귀환할 수 있도록 신변보장을 해줄 것을 믿는다며 어머니ㆍ누나ㆍ남동생ㆍ여동생ㆍ조카 등 30여명에게 전할 선물을 푸짐하게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또 『고향을 방문하면 우선 진남포에 있는 선산을 찾아 아버지를 비롯,조상에 성묘하고 다른 실향민 가족들의 안부도 물어보겠다』고 밝혔다.
한씨는 『고향에 가면 꼭 어머니와 가족들을 남한에 초청,남한의 발전상을 구석구석까지 보여드리겠다』면서 『정부에서 고향방문을 승인해준 데 대해 특히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북이 실현될 경우 남편 한씨와 함께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부인 홍애자씨(53)는 『사진으로만 본 시어머니와 시댁식구들을 보게돼 가슴이 떨린다』며 『결혼할때 못한 폐백을 이번에 드리기 위해 선물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파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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