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초반부터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스타 급 선수들로 포진한 삼성· 해태 등 두 명문구단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두 팀은 화려한 홈런 포를 앞세운 힘의 야구를 구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 구단의 부러움을 사 왔었다.
최근 홈런 포가 불을 뿜은 삼성이 작년의 부진을 씻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김성한 한대화 등 소문난 대포들이 침묵한 해태는 지난 시즌 챔피언 팀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한 채 부진에 빠져 허덕이고 있어 큰 대조가 되고 있다.
상승세의 삼성, 1승이 절박한 해태는 이 양극의 상황 속에 17일 대구에서 올 시즌 첫 대결을 벌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은 16일 빙그레와의 2차 전에서 강기웅 이만수 유중일의 홈런 포가 7, 8회 초 잇따라 불을 뿜어 단숨에 전세를 뒤집고 6-1로 역전승, 빙그레를 2연패로 몰아넣었다.
김성길과 한희민 등 잠수함 투수를 마운드에 올려 재 격돌한 두 팀은 4회 말 연속 2안타로 선취점을 올린 빙그레가 종반까지 1-0으로 앞섰으나 한의 구 위가 떨어진 7회 초부터 삼성 타격이 살아나며 홈런 세 방이 한꺼번에 폭발, 대세가 결정됐다.
삼성은 최근 박승호 김성래 이만수 강기웅 등 상위타선이 타격의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 상승무드의 요인.
반면 해태는 잠실에서 OB의 프로 2년 생 투수 김진규 김동현(5회), 이진(9회)등으로부터 산발 5안타만을 뽑아 내는 타격 부진으로 2-2 무승부를 기록, 수렁에서 계속 헤어나지 못했다.
해태는 이날 4회 초 OB선발 김동현의 폭투와 포수에러·안타 등을 묶어 거저 2점을 얻었으나 7, 9회 말 1점씩을 만회하며 추격한 OB에 발목이 잡혀 12회 연장까지 끌려가며 무승부를 기록, 김응룡 감독을 안타깝게 했다.
OB는 해태 좌완 김정수와 언더스로 이강철(6회)을 8안타로 두들기는 우세한 공격력을 보였으나 에러로 아깝게 1승을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