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1호선 폭력, 2·4호선 성추행 "서울 지하철서 범죄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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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 시내 지하철 8개 노선을 이용하는 고객은 하루 평균 800만 명이 넘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만큼 각종 범죄도 끊이질 않지요.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고 성추행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노선별로 범죄 유형이 다르다는 겁니다.

1호선에서는 폭력 사건이 많고, 2호선과 4호선은 성폭력이 많다고 합니다. 국민중심당 정진석 의원이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4년부터 올 7월 말까지 1호선에서는 일어난 범죄 477건 중 폭력이 무려 222건이나 됩니다. 성폭력은 24건뿐이었습니다.

2호선은 1648건 중 성폭력이 658건이나 됐습니다. 폭력은 406건으로 둘째였죠. 4호선도 697건의 범죄 중 절반이 넘는 379건이 성폭력이었습니다. 3호선은 성폭력과 폭력이 비슷한 수준입니다.

지하철 운행 주체인 서울메트로는 나름대로 그럴듯한 설명을 합니다. 1호선은 청량리역과 서울역 사이 구간으로 도심 유흥가를 지나는 데다 노숙자가 많이 이용해 폭력 사건의 빈도가 높답니다. 2호선과 4호선은 이용객이 많아 몸을 부딪치는 경우가 잦아서 성추행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서울메트로의 설명입니다. 이들 4개 노선의 범죄(3067건)는 8개 노선 전체에서 발생한 범죄(3829건)의 80%나 됩니다. 복잡한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도 피곤한데 범죄 걱정까지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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