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내분 혼미거듭/계파간 이견… 해결책 못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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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정 “사과”민주 “사퇴”맞서/양김,문책방법 절충 실패/김종필­박대행 회동…박장관도 합석
박철언발언파동으로 인한 민자당 내분사태 수습을 위해 김영삼ㆍ김종필 두 최고위원이 12일 회동한데 이어 13일 새벽 김종필최고위원과 박태준최고위원대행이 박장관 합석하에 비밀리에 만났으나 사태수습의 관건인 박장관 문책방법에 대해 큰 이견을 보여 민자당사태는 여전히 해결방법을 찾지못하고 있다<관계기사3면>
이에따라 주말께로 예정됐던 청와대 세 최고위원회동은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김영삼최고위원측은 박장관의 공직사퇴등 명백한 가시적 문책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완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이에 대해 청와대나 박장관측은 김영삼최고위원의 요구를 당권싸움의 차원으로 파악하고 사과표시 이상의 조치는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파의 입장이 접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두김 박 회담에서 김종필최고위원은 12일의 김영삼최고위원과의 회동내용을 설명하고 김영삼최고위원이 제시한 ▲정보ㆍ공작정치의 중단 ▲박장관발언의 해명 ▲박장관에 대한 정무장관및 당무위원직 사퇴등의 방안을 전하고 당내 위계질서 확립을 위해서도 어떤 형식이든 박장관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에대해 박장관은 김영삼최고위원에게 직접 사과하는 방안정도를 제시,의견접근이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한편 김영삼최고위원은 이날도 박철언장관에 대한 문책을 계속 요구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중대 결심을 하겠다는 자세다.
이날 아침 상도동자택에서 김최고위원을 만나고 나온 황병태의원은 『김최고위원은 이번 사태를 계파간 이해조정의 문제가 아닌 민자당의 도덕성 회복문제 차원에서 해결하려 하고있다』고 소개하고 『따라서 노태우대통령이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게 김최고위원의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황의원은 또 『청와대측에서 박장관 인책문제를 매듭짓지 않고 계속 두둔하려한다면 김최고위원은 국민여론을 동원,도덕성의 문제로 이 사태를 몰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본적으로 김영삼최고위원은 국가차원의 도덕성문제로,김종필최고위원은 당차원의 정치적인 문제로 보고있어 두김 최고위원간에 시각이 좁혀지지 않고있다』고 말하고 『김영삼최고위원은 대통령의 신임을 받지 못하면 오랜 야당생활을 한 정치인들도 과거의 한 두가지 문제점을 트집잡아 정치적으로 매장시킬수 있다는게 공작정치』라고 말했다며 『김최고위원은 이것을 이번 기회에 뿌리 뽑으려고 결심을 하고있다』고 전했다.
한편 김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박준병총장ㆍ김동영총무ㆍ김용환정책의장과 30분간 만나 당내분을 협의하는 자리에서 당의 도덕성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해 박장관 퇴진요구 방침에서 후퇴할 수 없음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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