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심중 경쟁률 52대 1 … 작년 2.5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경기도 가평에 있는 청심국제중학교의 2007학년도 일반전형 경쟁률이 52.2대 1로 높아졌다. 지난해(21대 1)의 2.5배 수준이다.

청심국제중 관계자는 "15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53명을 뽑는 일반전형에 2766명이 몰렸다"고 18일 밝혔다. 특별전형 중 하나인 영어우수자 전형도 27명을 선발하는데 445명이 원서를 내 17.8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특별전형 경쟁률은 8.3대 1이었다.

◆ 학교도 놀란 경쟁률=청심국제중 관계자는 이날 "지원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이 몰릴 줄은 몰랐다"며 "교사들이 총동원돼 밤 새워 전형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심국제중은 1단계 서류전형을 통해 모집정원의 4배수를 추린 뒤 2단계 2박3일간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청심국제중은 국어.국사 등을 제외한 대부분 과목을 영어로 가르친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청심국제중 대비 해외 단기연수 프로그램'이 생겨날 정도다.

지난해까지 적용하던 초등학교별로 네 명까지만 지원하도록 한 규정이 풀리면서 경쟁률이 더 치솟았다는 분석이다. 경기도교육청 제2청 이상덕 중등과장은 "교육법 시행령에 특성화 중학교 입학생은 지원자 중 선발하게 돼 있다"며 "초등학교 교장이 학생을 추천하는 것은 시행령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올해부터 원하는 학생은 모두 지원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한 초등학교 교장은 "지난해까지는 지원자들이 몰려 자체 선발고사까지 봐야 하는 등 과열 양상이 빚어졌다"며 "왜 추천해주지 않느냐고 항의하는 학부모도 많았다"고 말했다.

◆ "정부가 생각 바꿔야"=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대변인은 "국제중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수요를 재차 확인한 만큼 정부는 경직된 자세를 풀고 시.도 교육청별로 설립 요청이 있을 때 세울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영훈학원이 2007년 3월 국제중을 개교하겠다고 서울시교육청에 신청했다가 최근 철회했다. 교육부가 "국제중 설립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시교육청에 전달했다"고 밝힌 직후였다.

현재 국제중학교는 전국에 청심과 부산국제중 단 두 곳이다. 부산국제중은 1998년 개교했다. 청심과 달리 공립이며 부산 지역에서만 학생을 뽑는다. 지난해 경쟁률은 12대 1이었고, 올해는 10월에 원서를 접수한다.

한편 김신일 교육부총리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국제중은 국민 기본 교육단계인 중학교 단계의 문제"라며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표.김병준 전임 교육부총리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었다.

고정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