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유로 차별받지않는 선례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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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남녀차별 사상에 묶여 있을 때가 아니지요. 공직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여자라고 해서 남다른 대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선배의 충고대로 앞뒤 보지 않고 일만 열심히 해왔을 뿐입니다.』
29일 부이사관으로 승진해 중앙정부의 고시출신 첫여성국장이 된 노동부 전재희 전훈련기획과장(41)은 『나의 승진이 후배들에게 「여자라는 이유로 기회를 제한받지 않는다」는 좋은 전례가 됐으면 하는 소망이 먼저 앞선다』고소감을 밝혔다. 경북영천 출신인 전국장은 영남대행정학과를 졸업한 이듬해인 73년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행정고시에 합격, 같은해 문공부 방송지도담당 사무관으로 공무원생활에 발디딘후 74년12월 노동부로 자리를 옮긴뒤 부녀소년·임금복지·재해보상·공공훈련·훈련기획 담당 계장과 과장(82년 서기관 승진) 등을 거치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중앙정부 각부처를 통틀어 몇안되는 여성국장중 가장 젊은 국장이 됐다.
『사회발전을 이끄는 바퀴로서, 그 주도적 역할을 할수 있는 고급 공무원으로서의 무거운 책임이 있고 또한 보람도 느낍니다.』
드센 남자들 속에서 어렵게 꽃을 피워낸 전국장은 몇년전 시부모가 돌아가실때까지 4대가 함께 살았던 대가족의 맏며느리 역할·고충까지도 거뜬히 해낸 억척파. 『노사가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없이 충돌사태만으로 치달을 때는 무척 안타깝다』고 말하는 그녀는 노동행정과 관련, 『노사뿐 아니라 국민 전체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좀더 전문화되어야 할것』이라며 자체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이덕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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