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추상화가 남관화백 별세/인간의 내면 정제된 색채로 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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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내 추상화단을 이끌어 온 화가 남관씨가 30일 오전1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79세.
남화백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대표적인 화가다. 그는 66년 프랑스의 망통비엔날레에서 피카소ㆍ아르날ㆍ타피에스 등 세계적 거장들을 물리치고 대상을 수상,명성을 높였었다.
경북 청송에서 태어난 남화백은 37년 일본 동경의 태평양미술학교를 졸업한 후 55년 프랑스로 건너가 지독한 가난과 싸워가며 그림 수업을 쌓았다.
그는 일찍이 그곳 화단의 인정을 받아 58년 한국화가로는 처음으로 살롱 드 메전에 초대됐다.그의 작품은 파리 퐁피두센터ㆍ파리시립미술관ㆍ룩셈부르크 국립박물관 등이 소장,세계미술애호가들의 눈을 끌고 있다.
남화백은 68년 귀국한 이래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여왔다.
그의 변함없는 관심은 인간의 내면세계였다. 그는 인간상을 마치 상형문자와 같은 형상으로 표현해 왔다.인간의 희로애락ㆍ생명의 영원성 등을 정제되고 세련된 색체로 담아왔다.
남화백은 86년 영국 데이트갤러리 초대전을 빙자한 국제사기극에 휘말려 한때 작품20점이 증발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이듬해엔 전시회도중 작품12점을 도난당했다.
남화백은 지난해부터 부쩍 쇠약해져 6일 신부전증으로 입원,치료를받아오던 중 합병증을 일으켜 별세했다.
슬하에 외아들 남윤씨(39ㆍ조각가)를 남겼다. 발인은 4월1일 오전10시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안실. 312­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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