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대연정에 합의/기민­사민 제휴 내달중순에 정부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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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베를린 AFPㆍDPA=연합】 3ㆍ18동독 총선에서 1,2위를 차지한 기민당(CDU)과 사민당(SDP)은 29일 연정협상을 개시,연정구성의 「기본원칙」에 합의했으며 동독 최초의 비공산 정부가 오는4월 중순까지 구성되도록 한다는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기민당과 사민당은 이날 동베를린의 기민당 본부에서 3시간 동안 개최된 첫회담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연정의 「기본조건」 대부분에 관해 합의했으며 미해결의 문제는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쌍방이 동독 최초의 민주정부가 들어선후 서독측과 협상하게 될 통독의 우선처리 사항에 관해 전반적 합의에 도달했으며 연정구성에 관한 후속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후속회담은 내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구체적 일자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로타르 드 마이지에 기민당 당수는 회담후 『이날 기본사항의 합의에 따라 앞으로 2주내에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으며 사민당측 수석대표인 마르쿠스 메켈 부총재도 드 마이지에의 그같은 전망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조속한 통일 겨냥한 극적 타협/동독인 자존심 적극대변 기대(해설)
동독기민당(CDU)과 사민당(SPD)의 대연정 구성합의는 「통일은 빨리 실현시키되 동독인의 자존심까지 버리지는 말자」는 동독국민들의 의식의 공감대를 반영한 타협의 산물이다.
3ㆍ18동독 총선에서 기민당이 예상밖의 압승을 거두긴 했지만 과반수를 차지하는데는 실패해 기민­사민당의 연정가능성은 일찍부터 예상되던 일이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전개될 서독,또는 전승 4개국들과의 통독논의 과정에서 동독인들의 입장을 효율적으로 대변하기 위해선 동독인들의 합의도출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선 기민­사민간의 대연정밖엔 달리 방법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구공산당인 민사당(PDS)과의 연정은 양당모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의 배경에는 이밖에 최근 총선후 동독정계를 강타하고 있는 전비밀경찰 슈타지관련 파문으로 이브라임 뵈메 사민당수가 당수직을 잠정사퇴한 것도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그것은 뵈메당수가 기민당과의 연정구성을 가장 반대해온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대연정에 합의는 했으나 통독의 방법과 통일독일의 군사적 위상등 거의 모든 문제에서 양당은 견해를 달리하고 있어 앞으로 불협화음도 예상된다.〈유재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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