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서 첫 개인전 여는 화가 박영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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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난 88년 이후 독특한 회화 세계를 담은 『내일의 너』 연작을 발표해오고 있는 화가 박영하씨 (36)가 국내 화가로는 처음으로 헝가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박씨는 27일부터 4월22일까지 헝가리 기욜시 문화 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 1백호 이상의 대작 8점을 출품한다.
『그곳 미술계의 수준이나 동향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다만 제작품을 소개하고 그곳의 반응과 평가를 받아보는 것은 앞으로 저의 작품 발전에 상당한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이번 헝가리 전시회는 기욜시의 산투스야노스 박물관장 라스츨로 토드 박사의 초대로 이뤄졌다.
이 박물관은 지난 1월11∼30일 한국의 신진·중견작가 42명의 작품으로 「89 한국 현대 회화의 오늘 전」을 열었었는데 당시 토드 박사가 박씨의 작품에 큰 관심을 갖고 그의 개인전을 추진하게된 것이다.
『당초 박물관 측이 모든 경비를 맡을 테니 한달 가량 그곳에 머물며 작품을 제작해달라고 요청해왔습니다. 그러나 학교(홍익대) 강의도 나가야 되고 5월 국내 전시회 준비도 해야하기 때문에 작품만 보내고 잠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박씨는 나이에 비해 상당히 단단한 화력을 쌓아왔다. 지난82년 홍익대·동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86·87년 잇따라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했으며 88년엔 대상을 수상했다.
83년 이후 매년 개인전을 열었으며 2년 전부터는 독일·미국에서도 호평 받았다.
그의 추상 작품은 얼핏보기에 담담하기 그지없다. 마치 「흙 담벽에 흙손으로 땜질한 듯한 그림」이다.
오랜 풍화작용으로 삭고 벗겨져 나간 낡은 벽의 단면 같다.
늘 『무제』로 작품을 발표해오던 박씨가 88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작품 제목 『내일의 너』는 그의 부친인 시인 박두진씨가 붙여준 것이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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