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GNP 6.7% 성장/81년이래 최저/1인당 4천9백68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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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수출부진ㆍ경기침체 등 반영/한은 잠정발표
작년 우리나라 경제는 81년 이래 가장낮은 6.7%의 실질성장에 그쳤다.
또 1인당 GNP(국민총생산)도 당초 예상했던 5천달러의 벽을 넘지못한 4천9백68달러에 그쳤다.
27일 한은이 발표한 「89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작년 불변GNP는 88년의 1백26조2천3백5억원에 비해 6.7% 증가한 1백41억6백63억원에 머물렀다.
이는 81년의 5.9% 성장이래 8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86년 12.9%,87년 13.0%,88년 12.4% 등 최근 3년간의 고도성장과 비교하면 우리경제는 작년들어 급격한 침체국면에 빠져든 것이다.
한은은 작년의 이같은 낮은 성장이 민간소비ㆍ건설투자 등 국내수요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원화평가 절상과 노사분규로 인해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수출(85년 불변가격기준)은 지난 88년 48조2천93억원으로 전년보다 12.5% 증가했으나 작년에는 46조2천8백28억원으로 오히려 4.0%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수출의 성장 기여도도 88년의 45.9%에서 작년에는 아예 마이너스 27.8%로 돌아섰다.
업종별 성장률을 보면 제조업은 88년의 13.4%에서 작년에는 3.7%성장에 그쳤고 농림어업은 이기간중 8.0%에서 마이너스 0.7%로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은 12.7%에서 8.3%로 각각 둔화됐다.
반면 건설업은 9.5%에서 15.4%로,전기ㆍ가스 및 수도사업은 9.8%에서 10.1%로 성장률이 각각 상승해 그나마 부진한 경제를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분배구조를 보면 기업 및 재산소득은 88년의 35.2%에서 작년에는 33.7%로 낮아진 반면 노동소득 분배율은 54.2%에서 56.6%로 높아져 최근의 고임금 추세를 반영했다.
그러나 가계부문 소비지출은 9.8%로 과소비현상이 전혀 수그러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결과 국민총가처분소득 가운데 소비율은 88년의 61.9%에서 작년에는 63.7%로 높아졌고 반면에 총저축률은 38.1%에서 36.3%로 낮아졌다.
◇GNP 주요지표 (1985년 불변가격기준,%)
1988 1989P
국내 총생산 11.5 6.1
농림 어업 8.0 ­0.7
광 공 업 13.1 3.5
(제조업) (13.4) (3.7)
전기 가스 수도 사업 9.8 10.1
건 설 업 9.5 15.4
서비스업 12.7 8.3
정부및민간비영 리서비스생산자 6.2 5.9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 최종소비 지출 9.7 9.5
민 간 9.8 9.8
정 부 9.4 7.9
총고정자본형성 13.4 16.2
(설 비) (13.0) (12.3)
재화와용역의 수출 12.5 ―4.0
(상 품) (14.0) (­5.2)
재화와용역의 수입 12.8 16.3
(상 품) (12.3) (14.3)
국민 총생산 12.4 6.7
◎3년 고도성장 감속으로 충격(해설)
작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적표를 놓고 이론이 있을수 있다. 왜냐하면 6.7% 성장이라는게 선진국에 비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며 오히려 「고도성장」이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3년간 12% 이상 성장으로 고속질주하다 갑자기 6%대로 감속되는데 따른 경제ㆍ사회적 충격이 크며 그같은 결과를 가져온 내재적 요인들이 앞으로의 경제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대한 우려가 깊다.
지난 88년까지 3년간 두자리 숫자의 높은 경제성장과 이에 따른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 등으로 밖으로는 미국 등 주요국과 통상마찰을 겪었으며 안으로는 노사분규와 임금상승의 소용돌이 속에 생산성도 뚝 떨어졌다.
그결과 작년에는 수출이 극히 부진해 74년 이후 15년만에 처음으로 증가율이 감소하는 사태마저 빚어졌다.
성장에 대한 수출의 기여율은 줄어들었으며 그 위에 늘어난 소득의 상당부분은 과소비로 흘러 총저축률은 오히려 감소,기업의 설비투자 자금을 대주는 젖줄 역할도 하지 못했다.
소득은 성장과 비례해서 늘어나야하는데 작년의 경우 성장은 둔화하는데 소득은 오히려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도 신기술이나 신상품의 개발에 게을리했다.
작년도 성장의 내용도 빈약하다.
건설업이 15.4%로 성장을 주도,이를 제외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5.0%에 불과하다는게 한은의 추계다.<한종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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