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분현대무용계 〃어깨동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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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국현대 무용계는 올해 도약의 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차 있다.
한국 현대무용협회(회장 최청자)와 한국현대 춤협회(회장 이정희)를 중심으로 양분돼 있는 현대무용인들이 올 여름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한국현대무용진흥회(이사장 육완순)주최「아메리칸 댄스페스티벌(ADF)서울」을 계기로 상호교류를 트고 협조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오는5월19일부터 한국현대무용협회가 마련하는 제9회 국제현대무용 페스티벌과 8월15일부터 한국현대춤협회가 주최하는 제1회 서울한강댄스 페스티벌에도 두 협회의 산하단체들이 다른 협회의 행사에 서로 참여 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있다.
한국현대무용진흥회가 3년에 걸친 교섭 끝에 오는8월1∼15일 서울에서 열게된 ADF는 전세계 현대무용가들이 매년 여름 미국에서 벌이는 현대무용 큰 잔치.
1934년 미국 베닝톤시에서 시작되어 1978년 부터는 듀크대에서 열리고 있으며 세계 정상급 현대무용인들의 시범·초청공연 외에 집중적 교육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이 행사가 동양권에서 치러지는 것은 일본에 이은 두번째. ADF 총감독이자 세계 현대무용제 심사위원장인 찰스 레인하트를 비롯, 현대무용가 글로리아 매클린 등 미국 현대무용계 인사들이 모두 참가한다.
때문에 이번「ADF서울」은 한국의 현대무용인들이 세계현대무용의 흐름과 현주소를 확인하고 개개인의 특질과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는 등 자극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중요한 국제행사를 앞두고 무용계 일각에서는 한국현대무용협회와 한국현대춤협회의 통합설 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춤협회를 대표하는 이정희교수(중앙대)는『공식적으로 통합을 운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다만 모처럼 중요한 행사를 치르는 마당에 좀더 많은 무용인들이 두루 참가하는 것이 바람직 하므로 회원단체들이 개별적으로 참가하는 것은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무용평론가 이종호씨도『어떤 의미에서 한국의 무용계는 너무 분열이 안돼서 발전하지 못한 측면이 적지 않았던 만큼 지난87년 한국현대춤 협회가 발족된 것은「발전을 위한 세포분열」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로 담을 쌓고 외면하는 것보다는 인적교류를 통해 서로 협조하면서 각각 다양한 작품활동을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만큼 두 협회 산하단체들이 교류의 길을 트는 것은 일단 매우 반가운 현상이라는 의견이다.
최근 현대무용공연이 부쩍 많아져 3월의 무용공연무대에 오른 40여 작품가운데 70%가 넘는30여 작품이 현대무용이었다.
또 직업 현대무용단 창단을 적극 추진해온 육원순 교수(이화여대)는 빠르면 올해 말까지 서울시립 현대무용단이 창단 될 것으로 점치는 등 현대무용계가 여러모로 눈에 띄게 활기를 띄고있다.
현대무용협회와 현대춤협회의 교류와 협조 분위기는 이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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