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완공 지하철 9호선 환승거리 너무 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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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이용 시 환승거리가 길어 시민들의 개선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현재 건설 중인 지하철 9호선의 환승거리가 기존 지하철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세계일보가 12일 보도했다.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에 따르면 2008년 말 완공 목표로 건설 중인 지하철 9호선 1단계 김포공항~강남대로(25.5㎞) 사업 구간의 환승역 평균 환승통로 길이는 136m에 달했다.

이는 기존 1~8호선 환승역의 평균 환승통로 길이 117m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호선별로는 1974년 개통된 1호선(평균 156m)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긴 환승통로로 인한 승객 불편은 9호선에서도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9호선 환승역별로는 4호선과 환승하는 동작역의 환승통로 길이가 230m(예정)로 가장 길고 ▲고속터미널역 7호선과는 220m, 3호선과는 50m ▲노량진역(1호선) 200m(예정) ▲김포공항역(5호선) 160m ▲당산역(2호선) 70m ▲여의도역(5호선) 20m다. 6개 역의 7개 환승통로 중 3개가 200m를 넘었다.

이는 환승통로 길이만을 단순 계산한 수치여서 승객이 지하철에서 내려 환승통로까지 가는 거리 등을 감안하면 실제 갈아타기 위해 이동하는 거리는 더 늘어난다.

지하철건설본부의 한 관계자는 "현 여건에서 최대한 환승거리를 가깝게 하기 위해 설계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존 지하철이 9호선과의 환승 문제를 고려하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리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지하철에서 긴 환승거리에 대한 시민들의 불편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됐다. 서울시가 지난 6월 발표한 '2005년 행정서비스 품질평가 소비자부문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하철 환승이 편리한 정도'는 61.7점으로 시설의 설계.운용(71.7점), 역사의 위치(69.7점) 등 편리성 측면의 여러 요소 가운데 최하 점수를 받았다.

이는 시민들이 지하철 이용 편리성과 관련해 환승에 가장 큰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개선 요구 사항에서도 '환승구간이 너무 길고 불편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 대표는 "환승을 고려하지 않고 지어진 기존 역사를 환승역으로 만들다보니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는 데다 환승거리를 우선적인 요소로 고려하지도 않았다"며 "처음 지하철을 건설할 때부터 종합적인 계획을 세웠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환승거리가 길어졌을 뿐만 아니라, 노선 자체도 꾸불꾸불해 지하철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고 꼬집었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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