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살인범 김태화검거/자수 전화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경수 은신처 제보자 살해기도”/미용실 강도등 43차례… 도피중 검문 안받아
서울 구로동 룸살롱 4명살해사건의 범인으로 지명수배됐던 김태화(22)가 9일 오후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수의사를 밝힌 직후 식당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김은 도피중 수원에서 두차례,대전에서 한차례 등 세차례나 길가던 대학생차림의 여자와 윤락녀ㆍ기둥서방 등을 칼로 찔렀으며 공범인 조경수(24)가 검거된데 보복하기 위해 조의 셋방을 경찰에 확인해 준 복덕방주인을 살해하려고 두차례나 흉기를 들고 복덕방에 찾아갔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은 또 조가 검거된 수원시 세류동 셋방에서 3백여m쯤 떨어진 곳에 조도 모르게 셋방을 얻어놓고 조가 검거된 후 혼자 숨어지내왔으며 조와 함께 범행한 미용실강도 등 23건외에 혼자 20건의 강도를 하는 등 모두 43차례 살인ㆍ강도행각을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거=김은 9일 오후3시35분쯤부터 경찰ㆍ신문사로 전화를 걸어 자수의사를 밝혔으며 오후5시쯤부터 서울 종로2가 팜파스카페에서 술을 마신 후 이곳에서 보도진과 만나던중 들이닥친 경찰에 붙잡혔다.
김은 경찰이 덮치자 『자정쯤 자수하려 했는데 왜 벌써 왔느냐』고 가볍게 저항했으나 곧 두손을 내밀어 수갑을 찼다.
◇자수통화=이에앞서 오후5시10분쯤 김은 서울시경 최중락형사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세가지 조건을 들어주면 자정까지 자수하겠다고 통보했다.
김의 조건은 ▲자수규정을 적용,감형이 되도록 해줄 것 ▲현상금을 3천만원으로 올려 자신이 복역했던 인천ㆍ광주소년교도소에 각각 2천만원,1천만원씩 맡겨줄 것 ▲검거된 공범 조와 통화시켜줄 것 등이었으며 최과장은 현상금 문제는 상부에 건의하고 나머지 두가지는 최선을 다해 들어주겠다고 약속,30분후 다시 전화를 걸도록해 공범 조를 대기시켜 통화토록 해주기도 했다.
◇도피중 범행=김은 조를 검거토록 도와준 복덕방주인 송모씨(40)를 살해하기 위해 7,8일 밤 가스총ㆍ회칼 등 흉기를 들고 복덕방을 찾아갔으나 첫날에는 2명의 어린이가 함께 있어 포기했고 다음날은 셔터가 내려져 있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은 범행후 대전ㆍ수원ㆍ서울을 왕래했으나 검문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었으며 낮에는 셋방에서 음악을 듣고 밤에만 외출,카페ㆍ레스토랑ㆍ음악다방 등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진술했다.
◎“조 검거ㆍ수배전단 뿌려져 불안/현상금 올려 교도소 기탁 희망”/김태화 일문일답
­자수를 생각하게 된 동기는.
▲경찰에 계속 쫓겨 수배전단까지 붙은 상황에서 심리적 압박감에 견딜 수 없었다. 조가 검거된 사실을 알면서부터 자수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9일 오후 인천의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죽일 사람이 3명 더있다고 했나.
▲(정색하며) 3명이 아니라 1명이다. 조를 경찰에 붙잡히게 만든 수원의 복덕방주인을 죽여 복수하려고 결심했었다.
­이양을 데리러간 준카페에 형사가 배치되어 있으리란 생각은 안해보았나.
▲충분히 위험을 생각했으나 조가 이양을 보고싶다고 사정해서 할 수없이 갔다.
­신문사에 자수의사를 밝힌 이유는.
▲현상금을 3천만원으로 올려 소년교도소에 기탁하고 싶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지금 심경은.
▲자수하고 나니 다소 편안해진 것 같고 국민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