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그룹 전중윤회장(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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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엄청난 타격에도 부도는 안내/품질고급화 등 경영합리화 계기”/우지라면 파동후 4개월만의 「고해성사」
삼양식품 그룹의 전중윤회장(72)이 우지라면 파동 이후 만4개월만에 처음으로 기자와 맞대면했다. 전회장은 우지사건 이전에도 공식 석상에 나타난 적이 없으며 하물며 언론앞에 모습을 보인일도 없었다.
라면파동으로 세상이 떠들썩했을때 「정직과 신용」이라는 그의 기업이념은 결국 무엇을 의미하며 앞으로 어떻게 회사를 이끌고 갈 것인지를 알아보기위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계속 미루어져 왔었다. 재계에서는 「외곬 기업인」으로 알려진 그의 사무실로 기자가 들어설수 있었던 것은 우지파동 이후 그의 심경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지파동을 어떻게 보십니까.
▲참담했지만 스스로 좌절하지는 않았읍니다. 처음 3일간은 잠못이루고 고민도 많이 했지만 곧 마음의 평정을 되찾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기업의 경영전략을 바꾸고 신제품개발에 온힘을 다 쏟았읍니다. 쌀라면 개발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기업이념이 그 사건으로 크게 손상이 간것은 아닌지요.
▲창업때 정직과 신용을 기업이념으로 정한 것은 거짓없이 제품을 만들고 신용사회를 정착시킨다는 뜻에서였읍니다.
그때 사건을 계기로 외형보다 실리ㆍ수익위주로 기업을 꾸려나가고 있읍니다.
1백원짜리 라면은 이미 생산을 중단했고 앞으로는 고가ㆍ고품질전략으로 나갈방침입니다.
­우지파동이후 충격은 이제 한 고비를 넘어섰습니까.
▲작년말 한달반동안에 60억∼70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했읍니다. 또 5천여명의 종업원중 1천여명이 회사를 퇴직,퇴직금만 40억∼50억원이 지출됐읍니다. 그러나 공장 자동화를 추진하는 회사입장에서는 오히려 경영합리화에 도움이 된 점도 있읍니다.
­창업이후 식품 외곬기업으로 성장해왔는데 위기에 대처하는데 불리하지 않았습니까.
▲외곬기업이 위험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나 「문어발」 기업보다 낫지않습니까. 그동안 다른 업종에 눈을 돌리지는 않았지만 계열사가 식품업종내에서 콤비나트시스팀을 갖췄고 라면비중이 전체의 38%밖에 안돼 그 어려움속에서도 부도한번 나지않았읍니다.
현재 삼양이 전담반까지두고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성인병을 예방하는 기능성식품개발입니다. 또 제5차 산업이라고 할수있는 정신성레저산업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원주에 부지를 확보해 놓고있는데 골프장ㆍ식품박물관과 함께 병원 등 복지시설을 완벽하게 갖춘 노인타운을 건립하겠읍니다. 중국 청도에 라면공장을 건설중이고 소련에 라면수출을 추진중인데 라면은 국내시장에 한계가 있기때문에 해외진출이 불가피합니다.<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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