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고졸 소득차 역대 최고, '양극화 해소' 정책 무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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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연세대학교 공학관 로비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재학생들이 각 기업의 취업정보를 수집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고졸 가장과 대졸 가장 가구의 소득격차가 상반기 기준 통계 역사상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일보는 이와 같이 보도하며 '학력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참여정부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들어 학력간 소득격차는 오히려 더 확대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재 전국가구를 기준으로 가장이 대학을 졸업한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12만6780원에 달해 2005년 같은 기간에 비해 6.5%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가장이 고교를 졸업한 가구의 월평균소득은 293만3820원으로 4.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대졸 - 고졸 가장간 소득격차는 107만3240원에서 1년만에 12만원가량 더 늘어난 119만2960원에 달해 전국가구를 대상으로 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 저학력(초졸 또는 중졸)가장의 소득도 183만480원(3.9% 하락) ̄233만9920원(0.6% 상승)에 그쳐 1년전과 비교해 뒷걸음질치거나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저학력 가장 가구와 고학력(대졸) 가장 가구간 소득격차 역시 역대 최대치다. 이같은 현상은 도시근로자가구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동일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학력간 소득격차는 현 정부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다. 2003년 이전 통계까지 파악할 수 있는 도시근로자가구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김대중정부(1998 ̄2002년)시절 대졸 가장과 고졸 가장 가구간 소득격차는 월평균 71만1260원(이하 상반기 기준)이었지만 노무현 정부(2003 ̄2006년) 들어선 111만6500원으로 40만5240원이나 더 벌어졌다. 비율로 보면 대졸 가장 가구의 소득이 100%일 때 고졸 가장 가구의 소득은 김대중정부 시절엔 75.6%였지만 현 정부 들어선 71.9%에 그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학력간 소득격차는 교육비 지출, 특히 사교육비 지출 격차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학력과 빈곤의 대물림으로 고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내부자료(2005년)에 따르면 서울소재 4년제 대학 진학률은 부모학력이 초졸 또는 중졸인 학생의 경우 3.5 ̄4.7%, 부모학력이 고교졸업인 학생은 12.5%였으나 대졸부모를 둔 학생은 28.0%에 달해 부모 학력이 자녀 학력에 실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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