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매출액 11조원 돌파

중앙일보

입력

삼성전자는 올 3분기(7-9월) 매출액 11조 2천6백억원, 영업이익 2조 5백억원, 순이익 1조8천4백억원을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77% 늘어난 것이다. 또 삼성전자가 분기 매출 11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따라 삼성전자는 7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으며 2분기까지 5분기 동안 이어졌던 영업이익 하락세에서도 벗어났다.

삼성전자는 "환율하락, 유가급등, 국내시장 소비침체 등 불안한 경제적 상황에서도 3분기 실적이 대폭 호전된 것은 시장의 예상을 훨씬 상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3분기 삼성전자의 4대 사업 분야별 실적은 매출에서 반도체 4조7천6백억원(2분기 대비 26.5% 증가), 정보통신 3조7천4백억원(17.7%), 디지털미디어 1조8천7백억원(1.2%)였으며 생활가전은 7천7백억원으로 20.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반도체 1조 3천5백억원, 정보통신 7천5백억원, 디지털미디어 20억원이며 생활가전은 5백억원의 적자를 봤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매출 9조8천4백억원, 영업이익 1조1천6백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주목할 사항은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문이 '플래시메모리'의 폭발적인 수요증가에 힘입어 2분기 대비 40% 성장한 2조6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따라 반도체부문 전체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뛰어 넘는 1조3천5백억원으로 5천7백억원이던 2분기보다 1백39% 늘어났으며 영업이익률도 28.4%에 달했다.

휴대폰이 포함되어있는 정보통신부문 실적도 경이적이다. 컬러폰, 카메라폰, 캠코더폰 등 프리미엄급 제품의 판매 호조로 분기기준 사상 최대치인 1천5백만대를 판매하며 수량기준으로 2분기 대비 25%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35.6% 성장했다. 영업이익률도 2분기 17.3%에서 19.9%로 상승, 휴대폰이 최고의 기술과 제품력의 경쟁력이 지속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TFT-LCD 부문 역시 2분기 대비 26%가 늘어난 1조4천억원의 매출로 본격적인 수익창출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재무구조 역시 지속적 시설투자에도 불구하고 7조원대의 높은 현금을 보유하며 순차입비율 -21%, 자기자본이익률(자기자본에 비한 당기순이익 비율, ROE) 27% 등을 기록해 세계적 우량기업으로서의 명성에 걸맞는 견실함을 보여주었다. 삼성전자는 올해안에 반도체 12라인과 LCD 6라인 증설 등에 5천억원을 추가 투자키로 했으며 이에따라 올해 총 설비투자 규모는 연초 계획보다 2천억원정도 늘어난 7조3백억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오는 21일부터 내년 1월20일까지 보통주 2백15만주, 우선주 33만주를 매입해 소각키로 결의했다. 이는 유동주식수를 줄여 주가를 높임으로서 주주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조치로 매입규모는 1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60조원 수준이며 이번에 매입해 소각하는 주식은 전체의 1.67%에 해당된다.삼성전자는 지난 3월에도 보통주 3백10만주, 등 1조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 바 있다.

삼성전자 윤종용(尹鍾龍)부회장은 "3분기 실적은 이제 삼성전자가 시장 사이클의 변화에 상관없이 해당 분야에서 언제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음을 보여 준 것"이라며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으로 시설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여타 기업들과 대조적으로 삼성전자는 풍부한 현금보유력을 바탕으로 올해 중 역대 최대 규모인 7조원의 시설투자 계획을 발표를 착실하게투자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미래 수익 창출에 대한 삼성전자의 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4분기에도 기업경영을 위협하는 불투명 환경 여건이 없는 것은 아니나, 주요 국가의 경제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등 기회요인 역시 존재하고 있으므로 이를 잘 활용하여 시장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실적 경신을 이룰 수 있도록 더욱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날 거래소에서 전날보다 1.63% 떨어진 45만2천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도이치, 골드만삭스 등의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물을 내놓았다. 이는 실적에 대한 기대로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미 오를 만큼 오른 상태인 데다 오히려 발표를 계기로 차익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전날(16일 종가)까지 17.2%나 올랐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약세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4분기까지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모멘텀'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이 가전 부문을 제외한 전 부문의 호조 지속으로 3분기 대비 최소 2천억원 이상 증가한 2조3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이와 함께 내년 1분기에도 실적 약화 정도가 심하지 않아 영업이익 수준이 올해 4분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49만5천원인 6개월 목표주가의 상향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도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2조2천억원을 웃돌 가능성이 있고 1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계획도 긍정적이라며 적정가로 54만원을 제시했다.

<삼성전자 실적>

부문 03년 3분기 02년 3분기 성장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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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4.76조 3.76조 26.5%

- 메모리 2.55조 1.83조 39.7%

- LCD 1.38조 1.09조 26.1%

- LSI 0.44조 0.43조 2.5%

정보통신 3.74조 3.18조 17.7%

- 휴대폰 3.41조 2.79조 22.3%

디지털미디어 1.87조 1.85조 1.2%

생활가전 0.77조 0.97조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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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액 11.26조 9.84조 14.5%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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