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연합 신임회장 이효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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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중산층 여성들의 지위향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사회적으로 차별받고 소외돼 온 대중여성, 즉 노동자·농민·빈민여성들의 문제를 제도개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정책의 압력단체 구실을 해나가는 것이 여성단체활동의 목표입니다.』
최근 열린 한국여성단체연합정기총회에서 이우정회장의 뒤를 이어 제4대 회장으로 선출된 이효재회장(66)은 『여성운동은 경제·지역사회·가정등 모든 분야에서 여성들이 시민으로서의 주권을 되찾아 권리와 책임을 지자는 것』이라고 소견을 피력한다.
이달말 이화여대를 정년퇴임하게 되고 3년간 이끌어오던 한국여성민우회장직도 지난달 한명숙씨에게 넘겨주어 홀가분한 처지였던 그는 『그간 계속 연구해오던 가족문제·여성문제나 체계적으로 마무리지을 생각이었는데 뜻밖에 중책을 맡게돼 아직까지 어리둥절하다』며 웃는다.
이회장이 이끌게될 올해 여련의 사업방향은 일부층에서만 관심을 보여온 기층여성 문제를 좀더 대중이 널리 참여한 가운데 다루고 또 전문화하며 소비자·교육문제를 중심으로해 주부층의 여성운동을 활성화시키는 것. 지방조직도 현7개단체에서 올해안으로 3개단체를 늘릴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모성보호」가 주요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탁아특별위원회를 가동시켜 직장여성을 위한 탁아입법과 탁아소 설치를 제대로 할수있게 노력하는 한편 남녀고용평등법의 가시화작업으로 산전산후휴가등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질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그는 말했다. 한편 내부적으로는 사안별 공청회제도도입, 각회원 단체회원들이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두어 「민주적인 연합체 운영」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여성단체들은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생활에 여유가 있는 엘리트여성위주로 조직되고 활동해온 것이 특징이자 한계』라고 지적한 이회장은 『여성단체는 대중여성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입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 그는 제도권 여성단체들을 이끌고 있는 여협과도 『가족법개정처럼 서로 생각하는 방향이 같고 함께 힘을 모을 필요가 있을때는 언제든지 손잡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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